이장우 대전시장이 9월 25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시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최근 정가에서 이장우 시장의 존재감은 높다. 주변 인사들을 선수로 내보내고 후원자를 자처하는가 하면 주요 인사들에게도 러브콜을 보내 총선 '판짜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번 총선을 발판 삼아 대전 전체로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그의 세력 확장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장우 시장이 예전부터 충청의 정치세력화를 외쳤던 만큼 자신과 뜻을 같이할 우군이 필요했다. 대전시장에 당선된 뒤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전 국회의원 의석(7석)을 모두 차지해 국회 권력의 부재가 크기 때문이다.
당내 구도도 영향을 미쳤다. 제8회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같은 당 동지이자 경쟁자인 이들이 권력 중심부에서 퇴장했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정용기 전 국회의원(한국지역난방공사)이 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은권 전 의원은 원외(院外) 시당위원장로서 한계가 뚜렷했다. 그 결과 이장우 시장에게 힘이 집중되는 구도가 형성됐다.
예견은 현실로 나타났다. 자신의 안방인 동구를 비례대표인 윤창현 의원에게 물려줬고 최근엔 이택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에 이어 이석봉 경제과학부시장까지 총선에 뛰어들었다. 정가에선 이장우 시장이 이들의 정치적 후원자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도 같은 경우다.
외부 영업도 적극적이다. 먼저 탈당 여부에 관심이 쏠린 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대환영으로 대전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사면복권도 다시 언급했다. 개인적 바람임을 전제했지만, 공개적인 러브콜이나 다름없다는 말들이 나왔다.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과 이택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가운데), 윤소식 전 대전경찰청장. |
국민의힘은 속사정이 복잡하다. 일부에선 당내 갈등을 우려한다. 당장 서구을의 경우 이장우 시장이 이택구 전 부시장의 출판기념회에서 "흔들림 없이 옆에 있겠다"며 후원자를 자처해 양홍규 당협위원장 측의 반발이 거세다. 동구 또한 한현택 전 동구청장이 윤창현 의원과의 경선 준비에 올인하는 중이다. 유성(갑) 역시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이 버티고 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이장우 시장의 세력 확장으로 보기보단 다양한 인사들의 당내 유입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대전 국민의힘의 새판짜기를 요구하는 이들도 있다. 총선에 나선 허태정 전 시장과 조승래 의원의 '유성패밀리'에 맞설 세력 기반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접근론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이장우 시장이 22대 총선 과정에서 공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함과 동시에 당내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 같다"며 "이장우 시장의 사람들과 기존 인사들 간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텐데, 당내 긴장감이 높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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