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플랫폼과 경쟁 중인 시장이 '전통'과 '혁신' 두 주제를 모두 품기에는 상당히 어렵다. 새 숨을 불어넣는 자치단체의 '지원'이나 민간과의 '협업', 그리고 '문화'라는 전략과 수단이 요구된다. MZ세대와 7080세대를 아우르는 분위기와 높은 가성비가 예산시장에서 배울 점이다. 이 일을 "왜 백종원 씨가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는 방송상의 언급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예산시장 살리기는 민관 협력을 어떻게 할지를 제대로 보여준 프로젝트다.
공공의 지원, 협업도 '큰 손' 고객인 지역주민과 결국은 지역 상인들의 자생력 문제다. 소멸단계였던 예산시장의 '성공' 요인은 시장의 경쟁 요건을 바꿔주는 것이었다. 백종원 매직이라는 성공 공식이 도움은 됐겠지만 관계의 개선과 이미지의 개선 등 다양한 '솔루션'에 힘입은 결과다. 대형마트 때문에 전통시장이 타격이라는 이분법적 피해의식에서도 좀 벗어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보다는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DX) 등 근본적인 생존 전략에 신경 쓰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대구시에 이어 청주시의 대형마트 휴업일 평일 전환에 다른 지자체도 고심 중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시장의 전근대성과 불투명성, 불편한 이용환경 등 서비스 마케팅 차원의 고민이지 않을까. 기억하기 거북하지만 백종원 '골목식당'을 계기로 떴다가 전면 폐업한 대전 청년구단의 실패 사례도 있다. 예산시장 혁신이 쇼핑환경의 지속 개선, 경쟁 마인드 배양과 마케팅 접목으로 전국의 시장 활성화 사업 전반에 오래도록 활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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