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영 국장 |
눈이 오면 친구들과 뒷동산에서 눈사람도 만들고 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던 기억 말이다.
어릴 적 겨울은 눈도 많이 내리고 엄청나게 추었지만, 눈만큼은 아름답고 설레고 평화로운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사랑하는 연인과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밭에서 뒹구는 장면을 상상하면 눈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 느끼게 되는 결정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이 된 후 이 상상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겨울이 되면 사무실에서나 집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기예보에 항상 신경을 쓰게 되고, 눈이 예보되고 내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눈과의 전쟁으로 정신이 없어진다.
기상 예비특보 발효부터 해제까지 도로관리청은 도로 제설작업으로 비상근무를 하고 민원처리와 사고예방을 위한 밤샘 제설작업이 이뤄지는 때도 있다.
대전시는 매년 11월 15일부터 3월 15일까지 제설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눈이 예보되면 교량과 지하차도, 고갯길, 고립 예상지역에 사전 제설작업을 하고 적설량에 따라 단계별 대응 메뉴얼을 구축해 대비하고 있으며, 기상특보에 따라 도로 전광 표지와 안전안내문자를 시민에게 발송해 도로 상황을 운전자에게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관내 도로 2090㎞ 제설 노선에 대해 강설 시 제설작업을 통해 큰 사고 없이 시민에게 안전한 도로 환경을 제공했다.
최근엔 눈과 더불어 소위 블랙 아이스(Black ice 또는 Clear ice)라 불리는 도로 살얼음이 겨울철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불청객이 됐다.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은 겨울철 기온이 내려가 도로 표면에 얇은 얼음층이 형성돼 발생하는 것으로 맨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각별한 주위가 필요하다.
지난 2019년 12월 14일 경북 군위군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도로 결빙으로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조사 결과 새벽에 내린 1㎜가량의 비가 영하 3도 전후 기온에서 도로 표면이 얼어붙어 미끄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대전시도 도로 살얼음 사고예방을 위해 기온 하강 시 제설제 사전 살포를 하고 자동 염수 분사장치, 도로 열선을 지속해서 확충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겨울철 도로결빙에 시민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걸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방법은 스노우(Snow) 타이어, 체인 등 월동장비를 준비하는 방법이지만 노약자와 여성들이 쉽게 월동장비를 활용하기는 어려운 문제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자동차는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다. 눈이 오는 날 자가용 운행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럼, 겨울철 도로 이용을 안전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도로교통법에는 결빙 등 노면 상태에 따라 운전자는 제한속도의 20~50%를 감속한 속도로 주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앞차와의 안전거리도 충분히 확보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겨울철 도로관리청의 선제적인 제설작업과 관계없이 운전자 스스로 방어운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지하차도, 터널 출입구나 교량은 지면보다 기온이 더 낮은 곳이기 때문에 운전 시 더욱더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이렇듯 겨울철 감속 운행과 안전거리 확보와 더불어 실시간 도로 상황 파악 등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겨울철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다가오는 겨울철 도로 결빙구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최고의 예방 백신은 우리 스스로가 감속 운전과 안전운전 습관을 키우고 교통사고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전시 정신영 교통건설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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