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전시당. |
지역구 두 곳 중 단연 서구을에 쏠린 관심이 높다. 현재 양홍규 당협위원장과 이택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경쟁하고 있다. 이들의 대결은 이택구 전 부시장이 지역구를 서구을로 택하면서 이뤄졌다.
그의 지역구 선택은 고심의 결과다. 주변에서도 갑과 을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대체로 갑에 대한 의견이 많았지만, 최종 선택은 을이었다. 당 안팎에선 양홍규 위원장 밀어내기 목적이라거나, 본선 진출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고려한 판단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이곳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대결을 원하는 이택구 전 부시장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양홍규 위원장은 배수진을 쳤다. 2018년부터 지켜온 안방에 당내도 아닌 당 밖에서 도전자가 나타나면서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일찍이 출판기념회를 열어 강한 출마 의지를 표출하고 세(勢)를 과시했다. 앞서 박범계 의원의 법무부 장관 시절 해외 출장비 보고 의혹이 제기됐을 땐 그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양홍규 대 박범계' 구도를 만드는 데도 공을 들였다.
지금의 판세를 놓곤 분석이 다양하다. 이택구 전 부시장의 기세가 오르고 있다거나, 양홍규 위원장의 조직력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등 주관적인 관측만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23일 이택구 전 부시장의 출판기념회는 향후 두 사람의 대결 양상을 가늠할 지표였다. 나름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지만, 중앙 인사 불참으로 '그들만의 잔치'로만 비쳤다는 시선도 있다. 이들 외에도 조성천 변호사와 강노산 전 서구의원이 출마를 채비 중이다.
서구갑도 열기가 오르고 있다. 특히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빈 왕좌를 누가 차지할지가 여야 모두에게 관심이다. 민주당에 후보가 몰린 것에 비하면 국민의힘은 다소 조용하다. 현재 조수연 당협위원장이 사실상 독주하고 있다. 그는 2021년 당협위원장에 오른 뒤 주민들과 스킨십을 쌓아왔고 20대 대선과 제8회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지역에 안착했다.
당 안팎에선 조수연 위원장 개인 경쟁력에 포커스를 맞춘다. 뚜렷한 경쟁자가 등장하지 않다 보니 선거 구도보단 그의 인물됨이나 정치력을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 시당위원장 경선 패배와 국민의힘 서구갑 서구의원들의 징계가 그에게 불리한 이력으로 꼽힌다. 서구 산직동 산불 당시 양당의 성명 난타전을 비판하는 합리적 정치노선과 행동파 리더십은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당내에선 김경석, 조성호 전 서구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구를 반드시 뺏어야 하는 전략지로 여기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의 동진을 막기 급급했다면 이젠 공격적인 '서진(西進)'에 나서 서구와 유성구를 차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중앙당 당무감사에서도 서구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서구가 언제까지 민주당 텃밭일 수 없고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엿본 만큼 이번 총선에서 우리에게 서구는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라며 "내부 경쟁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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