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수입 재추계 문제를 되풀이하는 야당 측 주장에는 정치 공세 성격이 들어 있을 것이다. 정부의 세수 오차율엔 글로벌 경기둔화와 주택거래 감소 등 외부 환경 탓이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경기변동까지 예측하는 세수 추계가 요구된다. 국세수입이 예산 대비 부족하다는 자체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지금 보는 것은 과다 추계에 의한 급격한 세수 감소가 지역에 전가되는 전형적인 예다. 과소 추계일 땐 돈이라도 남아 있었다.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가 옳다 하더라도 지방재정은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 수요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자체적 수입은 뚝 떨어졌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재원 상황마저 지자체마다 천차만별이다. 재정집행 비율에 걸맞게 자주재원인 지방세가 확충되도록 조세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최소 10곳 이상의 광역지자체가 빚을 내야 할 재정 위기다. 이는 지방채 발행 한도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관리 기조에도 역행한다.
해법은 지방소비세 확대,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상향해 만성화된 재원 부족을 풀어나가는 데서 찾아야 한다. 지적했듯이 대전의 사회적자본센터와 인권센터 운영 중단이나 세종의 시내버스 요금 무효화 등도 예산 부족 때문이다. 감액 충격을 완화하도록 지자체 세수 결손을 정산해줘야 한다. 부족한 예산을 지자체가 알아서 하라는 식은 '각자도생'이지 '지방시대'가 아니다. 지방 재원이 부족하면 지방자치를 해치고 지역경제는 얼어붙는다. 지방자치의 실질적 기반은 자주재원 확충에 있음을 정부와 국회가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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