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19 합의 효력 일부 정지 불가피했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9·19 합의 효력 일부 정지 불가피했다

  • 승인 2023-11-22 17:43
  • 수정 2023-11-23 12:45
  • 신문게재 2023-11-23 19면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했다. 불가피하고 정당한 방어 조치다.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같은 도발에는 단호해야 한다. 북한이 거듭된 경고 메시지를 들은 척도 안 하는데 말로만 평화를 지킬 수는 없다. 이번 조치로 군사분계선(MDL) 상공에서 기종별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19 군사합의 제1조 제3항은 효력이 정지됐다.

어찌 보면 당연한 걸 당연하게 되돌린 데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법적'으로 대응한 셈이다. 대북 정찰 능력 제한은 북한이 도발하는 바로 그 순간, 죽은 조항이라고 간주해도 좋다. 비례의 원칙, 상대성의 원칙은 군사 부문에서는 더욱 포기해선 안 될 가치다.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사례에서도 이미 효력 정지 실행 필요성이 제기되던 시점이었다. 북한의 지금 행태를 보면 최소한이 아닌 최대한의 방어를 해야 할 처지다.

기존 합의 자체에 문제가 많았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쏘아올리는 판에 우리 정찰기나 군용헬기 또는 무인기가 군사분계선 수십㎞ 영역에서 비행을 제한받는 것은 엄청난 모순이다. 군사적 위협 목적이 명료한데 우수한 감시정찰능력을 묶는 건 전략적으로도 지혜롭지 못하다. 평화로운 상황이 아니면 발효 불가의 하책이다. 남북 신뢰가 정착되고 다시 실행될 때도 마찬가지다. 대북 정찰 자산과 능력을 제한하는 독소조항인 건 불변의 사실이다.

일부 효력 정지를 놓고 우리가 먼저 남북합의 이행 중단을 선언한 첫 사례라는 의미 부여만 하는 건 무의미하다. 지난 5년간 북한은 서해 완충 수역에 대고 110여 차례나 포 사격을 했고 몇천 번 이상 해안포문을 개방했다. 다만 일부 정지된 9·19 합의가 일정 부분 완충구역 설정 효과는 있었음에 유의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더 요동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효력 정지 범위를 확대하는 게 맞다. 국민 생명, 국가 안위에 직결되는 안보엔 양보가 있을 수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4.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5.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