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의 세상 읽기] 버킷리스트 채워가기

  • 사람들
  • 뉴스

[한성일의 세상 읽기] 버킷리스트 채워가기

한성일 편집위원(국장)

  • 승인 2023-11-22 17:22
  • 신문게재 2023-11-23 18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성일 저자 사진
‘버킷리스트(Bucket List)’란 죽기 전에 꼭 한 번 쯤은 해 보고 싶은 것들을 정리한 목록을 의미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소망 목록'이라는 순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어원은 '죽다'라는 의미의 '양동이를 차다(Kick the Bucket)'란 영어 관용어로, 양동이 위에 올라가서 목을 밧줄(노끈)에 걸고 양동이를 발로 차서 죽는 것에서 유래했다. 죄수들을 사형할 때 목을 맨 상태에서 교도관들이 양동이를 치워버리는데, 이 전에 교도관들이 몸소 죄수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롭 라이너 감독, 잭 니콜슨·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후부터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영화는 죽음을 앞에 둔 영화 속 두 주인공이 한 병실을 쓰게 되면서 자신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병실을 뛰쳐나가 이를 하나씩 실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영화 속 메시지처럼 버킷 리스트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다 가려는 목적으로 작성하는 리스트라 할 수 있다. 웰 다잉(Well Dying)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버킷 리스트를 '웰 다잉 10계명' 가운데 하나로 거론하기도 한다.

필자는 매년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완성해가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2년 전엔 박사학위 받는 게 그 해의 버킷리스트였다. 3년 반 동안 주경야독한 끝에 ‘허위조작정보 규제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몸도, 마음도 매우 힘들고 지치고 고통스러운 자신과의 긴긴 싸움이었지만 해내고 난 뒤의 성취감과 보람은 컸다.

1년 전 버킷리스트는 ‘바디프로필 찍기’였다. 박사 학위 받고 나서 스트레스 살로 비만 상태가 되었을 때 퇴근 후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시작했다. 인바디 측정 후 헬스 트레이너에게 개인 PT도 주 2회씩 받았고, 줌바댄스, 그룹 PT, 머슬핏 댄스도 했다. 헬스 트레이너에게 실미도 훈련 같은 지옥훈련을 받으며 인바디 측정 결과를 보고 짜준 식단대로 닭가슴살과 샐러드, 아몬드, 삶은 달걀 흰자, 고구마, 단호박 위주의 식단을 실천했다. 그 결과 6개월이 지난 후 바디프로필 촬영에 성공했다. 바디프로필 찍던 날은 44사이즈까지 내려가고 체지방이 10% 후반대에 근육질의 날씬한 몸매로 촬영에 성공했다. 거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 퇴근 후 헬스장에서의 운동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필자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올해의 버킷리스트는 책 내기였다. 지난 봄부터 기획을 해서 10월18일 드디어 단행본 <한성일이 만난 사람> 출판기념회를 했다. 기자생활 34년차를 맞아 최초의 책이 탄생한 것이다. 실로 감개무량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도일보 매주 월요일자 9면에 컬러면 통판 와이드 인터뷰인 ‘피플라이프’,‘휴먼스토리’에 이어 6년 전 국장 승진 이후부터는 ‘한성일이 만난 사람’으로 연재해왔다. 그동안 이 지면에 소개된 인물은 500여 분에 이르고, 이번 <한성일이 만난 사람>에는 최근에 인터뷰한 126분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모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신 우리 지역 최고의 오피니언 리더님들이시다. '한성일이 만난 사람'을 쓰면서 정말 훌륭하고 멋진 분들을 많이 뵙게 된다. 그 분들을 통해 감동도 많이 받고 인생의 크나큰 교훈도 얻고 있다. 그 분들과 인터뷰하고 기사를 쓰고 신문에 내고 책까지 나오게 되면서 필자는 제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되고 제 일의 소중함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다. 생생한 삶의 이야기, 진솔한 삶, 자수성가한 삶, 보람을 쌓아가는 삶, 이타적인 삶,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님들과 반갑게 소통하고 싶다. 출판기념회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셨고 격려해주시고 책을 사주셨다.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지역 인물 아카이브 기록에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내년의 버킷리스트는 우리 중도일보에 연재했던 그리스, 터키, 일본, 이스라엘 성지순례기에 이어 코카서스, 조지아, 두바이 성지순례 취재를 다녀오고 난 뒤 <한성일 기자의 성지순례기>를 내는 것이다.

한성일/편집위원(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박수현 "세종 행정수도 서울 경제수도…李 의지확고"
  2. 이종담 천안시의원, 대표발의 '천안시 취약계층 주거환경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상임위 통과
  3. [박현경골프아카데미]백스윙 어깨 골반 회전! 당기서, 누르고, 돌려주세요
  4. 천안시의회 조은석 의원, '천안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조례 개정안' 상임위 통과
  5. 천안검찰, 마약류 매매 혐의 체류기간 만료 태국인에 '징역 3년' 구형
  1. 충남산림자원연구소 매각부지 활용안 찾는다
  2. 천안검찰, 2만5000원에 롤 계정판매 사기 혐의 '벌금 50만원' 구형
  3. 천안시의회 건도위, 시민 불편 ZERO 위한 현장방문 실시
  4. [사설] 의대 정원 동결해도 ‘지역의료’ 괜찮을까
  5. 학교급식실 근무환경 어떻길래… 전국 15개 교육청 조리원 '결원 상태'

헤드라인 뉴스


박수현 "세종 행정수도, 서울 경제수도…李 의지확고"

박수현 "세종 행정수도, 서울 경제수도…李 의지확고"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공주부여청양)은 18일 "세종은 행정수도, 서울은 경제수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캠프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은 이날 중도일보를 찾은 자리에서 "이 후보의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발전 의지는 강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이 후보가 충청권 대표 공약으로 제시한 임기 내 세종의사당과 대통령집무실 건립, 나아가 사회적 합의를 통한 완전이전 약속을 재차 상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사회적 합의는 대선 이후 여야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개헌을 가리키는 것이다. 때문에 박 의원..

문턱 더 낮아진 재개발·재건축…대전 노후아파트 재건축 활로 기대
문턱 더 낮아진 재개발·재건축…대전 노후아파트 재건축 활로 기대

국토교통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기존보다 쉽게 추진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정을 조정한다.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요건에 무허가 건축물을 포함하고, 재건축진단(옛 안전진단)은 세부평가 항목을 늘려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문턱을 낮추는 게 골자다. 대전에서도 노후아파트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관련 절차 진행에도 활로가 뚫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시행령' 하위법령 개정안을 18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발표했다.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재건축진단 기준' 하..

대전시 "전국유일 결혼·출산 지표반등…청년이 살고싶은 도시"
대전시 "전국유일 결혼·출산 지표반등…청년이 살고싶은 도시"

대전시가 저출산과 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 속 전국에서 유일하게 결혼과 출산 지표가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의 기업유치 및 다양한 청년 우선 정책이 빛을 발한 것으로풀이된다. 대전시에 따르면 과거의 대전은 교통과 주거 등 인프라 측면에서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가 짙었다. 그러나 지금 대전은 행정당국의 '기업 유치-대전 정착-결혼-육아-노인 복지'로 선순환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서 청년 세대에게 '살고 싶은 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했다. 대전 청년 정책의 효과는 통계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통계청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책 읽기 좋은 날 책 읽기 좋은 날

  •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가방은 내가 지켜줄께’

  •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느려도 괜찮아’, 어린이 거북이 마라톤대회

  •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 감염병 예방 위한 집중 방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