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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은 '죽다'라는 의미의 '양동이를 차다(Kick the Bucket)'란 영어 관용어로, 양동이 위에 올라가서 목을 밧줄(노끈)에 걸고 양동이를 발로 차서 죽는 것에서 유래했다. 죄수들을 사형할 때 목을 맨 상태에서 교도관들이 양동이를 치워버리는데, 이 전에 교도관들이 몸소 죄수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2007년 미국에서 제작된 롭 라이너 감독, 잭 니콜슨·모건 프리먼 주연의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후부터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영화는 죽음을 앞에 둔 영화 속 두 주인공이 한 병실을 쓰게 되면서 자신들에게 남은 시간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병실을 뛰쳐나가 이를 하나씩 실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영화 속 메시지처럼 버킷 리스트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다 가려는 목적으로 작성하는 리스트라 할 수 있다. 웰 다잉(Well Dying)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버킷 리스트를 '웰 다잉 10계명' 가운데 하나로 거론하기도 한다.
필자는 매년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완성해가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2년 전엔 박사학위 받는 게 그 해의 버킷리스트였다. 3년 반 동안 주경야독한 끝에 ‘허위조작정보 규제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몸도, 마음도 매우 힘들고 지치고 고통스러운 자신과의 긴긴 싸움이었지만 해내고 난 뒤의 성취감과 보람은 컸다.
1년 전 버킷리스트는 ‘바디프로필 찍기’였다. 박사 학위 받고 나서 스트레스 살로 비만 상태가 되었을 때 퇴근 후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시작했다. 인바디 측정 후 헬스 트레이너에게 개인 PT도 주 2회씩 받았고, 줌바댄스, 그룹 PT, 머슬핏 댄스도 했다. 헬스 트레이너에게 실미도 훈련 같은 지옥훈련을 받으며 인바디 측정 결과를 보고 짜준 식단대로 닭가슴살과 샐러드, 아몬드, 삶은 달걀 흰자, 고구마, 단호박 위주의 식단을 실천했다. 그 결과 6개월이 지난 후 바디프로필 촬영에 성공했다. 바디프로필 찍던 날은 44사이즈까지 내려가고 체지방이 10% 후반대에 근육질의 날씬한 몸매로 촬영에 성공했다. 거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 퇴근 후 헬스장에서의 운동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필자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올해의 버킷리스트는 책 내기였다. 지난 봄부터 기획을 해서 10월18일 드디어 단행본 <한성일이 만난 사람> 출판기념회를 했다. 기자생활 34년차를 맞아 최초의 책이 탄생한 것이다. 실로 감개무량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도일보 매주 월요일자 9면에 컬러면 통판 와이드 인터뷰인 ‘피플라이프’,‘휴먼스토리’에 이어 6년 전 국장 승진 이후부터는 ‘한성일이 만난 사람’으로 연재해왔다. 그동안 이 지면에 소개된 인물은 500여 분에 이르고, 이번 <한성일이 만난 사람>에는 최근에 인터뷰한 126분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모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신 우리 지역 최고의 오피니언 리더님들이시다. '한성일이 만난 사람'을 쓰면서 정말 훌륭하고 멋진 분들을 많이 뵙게 된다. 그 분들을 통해 감동도 많이 받고 인생의 크나큰 교훈도 얻고 있다. 그 분들과 인터뷰하고 기사를 쓰고 신문에 내고 책까지 나오게 되면서 필자는 제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되고 제 일의 소중함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다. 생생한 삶의 이야기, 진솔한 삶, 자수성가한 삶, 보람을 쌓아가는 삶, 이타적인 삶, 훈훈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님들과 반갑게 소통하고 싶다. 출판기념회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셨고 격려해주시고 책을 사주셨다.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지역 인물 아카이브 기록에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내년의 버킷리스트는 우리 중도일보에 연재했던 그리스, 터키, 일본, 이스라엘 성지순례기에 이어 코카서스, 조지아, 두바이 성지순례 취재를 다녀오고 난 뒤 <한성일 기자의 성지순례기>를 내는 것이다.
한성일/편집위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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