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친구는 현재 귀화해서 한국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마다 아직까지도 고향을 물어봐서 많이 불편해합니다. 전에는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자꾸 물어봐서 답하기도 힘들고 사람들 시선도 싫고 긴장되며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서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본인이 스스로 얘기하지 않으면 개인 신상에 대해서는 묻지 않아야 합니다. 어디에서 왔는지, 식구는 몇 명인지, 부모님은 계신지, 고향에는 자주 가는지 등등 보는 사람마다 꼬치꼬치 묻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현재 이곳 대한민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다른 사람 못지않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과거에 어떻게 지냈는지, 고향이 어디인지 등은 꼭 알아야 되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관심의 표현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많이 불편해하고 힘들어합니다. 그냥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해 주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봐 주며 함께 공감해 주면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의 일부 사람들은 고향이 어딘지 몰랐을 때와 알았을 때 본인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말투와 태도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결혼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선입견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다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출신 국가나 피부색에 대한 이중적 잣대 등 다문화 수용성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의 확대, 다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 나라별 문화교류의 장 확대 등 다양한 정책들이 펼쳐지고 그 효과를 얻을 때에 비로소 차별 없는 사회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들이 비록 말이 조금 서툴고 어눌할지라도, 문화 차이가 조금 있을지라도 똑같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며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습니다. 표현을 잘 못하거나 안 할 뿐이며 참을성은 매우 강한 편입니다. 그냥 여러분과 같이 이 땅에서 함께 살고 있는 사람. 이 사회의 일원이라 생각해 주시고, 우선 가족들부터 차별하지 말고 내 사람 내 가족 내가 아낀다는 마음으로 다 같이 손잡고 서로 지켜주며 나아가서 사회에서도 서로 따뜻한 손잡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두광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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