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아편 전쟁과 끝나지 않는 마약과의 전쟁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아편 전쟁과 끝나지 않는 마약과의 전쟁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 승인 2023-11-20 10:16
  • 신문게재 2023-11-21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심은석 교수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1840년 해가 지지 않는다는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대영제국은 인류의 보편적 양심을 저버리고 청나라의 아편 몰수와 금지를 구실로 선량한 사람을 죽이는 아편을 수출하려고 1차 아편전쟁을 일으켰다. 청나라는 아편전쟁 전까지 전 세계 GDP의 30%를 차지하던 대국으로 동양의 잠자는 사자'라는 신비로운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당시 유럽이 차와 찬란한 도자기 아름다운 비단의 나라로 동경하던 청나라는 아편전쟁에서 허약한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고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이러한 역사적 교훈으로 오늘날 중국에서 마약 제조와 유통사범은 사형이나 종신형 등 강력한 처벌로 이어지고 있다. 양귀비를 말려 흡입하던 아편은 몰핀, 헤로인으로 그 독성이 강해졌는데 최근 중국 화학 공장에서 아편 성분의 진통제 원료로 수출 하는데 '화이트 차이나'라는 별칭으로 멕시코 등에서 수입, 정제된 펜타닐은 헤로인 독성의 50배로 미국 캐나다에 유통되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날마다 펜타닐 오 남용으로 170명이 사망한다고 보도 되고 있다. 단지 2 미리그람 만으로 치사량이고 제조가 쉽고 가격이 저렴하여 펜타닐 마약사범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때 아름다운 항구도시이며 구글 등 벤처 도시의 상징이던 샌프란시스코는 지금 펜타닐 마약 좀비들이 시내에서 활보하고 범죄, 노숙의 도시라며 마약의 중독과 폐해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제 범죄와 위험으로 기업도 떠나고 관광객은 오지 않고 도시기능이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 법무부는 금년 6월 펜타닐 원료 생산, 유통, 판매 등과 관련한 혐의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학업체 아마블 바이오테크(Amarvel Biotech) 등 4개 중국 기업과 8명의 중국인을 기소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으로 보낸 별칭 '화이트 차이나'라고 알려진 펜타닐 원료 200kg을 압수했으며 이는 미국인 2500만 명을 죽이는 데 충분한 펜타닐을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전해진다. 코카인과 필로폰 제조 유통 조직의 주요 타켓이 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합성 마약인 펜타닐을 불법 유통하는 멕시코의 마약 조직을 집중 단속하고 멕시코와 미국에 펜타닐 원료를 공급하는 중국 기업들을 제지 하라고 중국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사람의 고통을 없애고 쾌락을 높여준다는 대마, 몰핀, 필로폰, 코카인, 펜타닐 등 마약이 인류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마약 청정국이라던 우리나라도 한 해 수 십 만명의 마약 남용자가 생겨나고 그 대상도 고등학생 등 청소년과 가정주부로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검거와 예방에 어려운 텔레그램 등을 이용한 무차별적인 던지기수법의 마약 유통은 사법당국을 긴장 시키고 있다. 또한 유명 연예인, 전문직의 마약 스캔들은 이제 마약사범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5년 전 마약사범 검거 연간 만 명을 넘어서며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고 지난해 만 8 천명의 마약사범이 검거되는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실존 인물을 모델로 했다는 넷 플리스 인기 영화 수리남이나 카지노 등에서 묘사했던 것처럼 한국인이 한때 마약왕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일상의 범죄 제압에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한계 상황을 맞을 때가 있다. 부풀어 오른 풍선을 어느 정도까지는 바람을 제어 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방치하면 뻥 터지고 터진 풍선은 다시 쓸 수 없다. 얼마 전 정부는 마약 청정국 지위를 되찾자며 마약 특수본 설치 등 대대적인 단속과 마약의 위험성을 홍보하고 유통 제조사범에 강력한 처벌을 위해 애쓰고 있다. 아편으로 중국이 쇠퇴하고 반식민지가 되었던 교훈처럼 마약은 한 개인의 생명과 가정을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를 위협한다는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마약 범죄를 제압하는 최상의 무기는 협력이라는 교훈을 함께하면 좋겠다.

심은석 건양대 국방경찰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4 결산] 대전시 해묵은 현안해결 경제부흥 견인
  2. 대전시, 경제성장률 가파른 상승 "눈에 띄네"
  3. "서산 부석사 불상 친견법회, 한일 학술교류 계기로"
  4.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5. 대전 학교 내 성비위 난무하는데… 교사 성 관련 연수는 연 1회 그쳐
  1. 2023년 대전·세종·충남 전문대·대학·대학원 졸업생 취업률 전년比 하락
  2. ‘거긴 주차장이 아니에요’
  3.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4. [사설] '대한민국 문화도시' 날개 달았다
  5. [사설] 교육 현장 '석면 제로화' 차질 없어야

헤드라인 뉴스


학교 성비위 끊이지않는데… 교사 예방연수는 연 1회뿐

학교 성비위 끊이지않는데… 교사 예방연수는 연 1회뿐

대전 내 학교 성비위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개선은커녕 공회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성 관련 예방연수 횟수는 연 1회에 그치고 연중 발표하려 했던 성 비위 근절 대책안도 내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성 관련 예방 교육시간은 연 1회 3시간뿐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 관련 예방교육 이수시간이 1년에 15시간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상황이다. 올해 대전 내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 비위 사건 중 공론화된 건은 초·중·고 1..

AI 디지털 교과서 논란...전국 시도교육감 엇박자
AI 디지털 교과서 논란...전국 시도교육감 엇박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명의의 건의문이 17개 시·도 간 입장 조율 없이 제출돼 일부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2월 26일 이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우리 교육청은 그동안 AI 디지털 교과서의 현장 도입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해왔다. 시범 운영을 거쳐 점진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이라며 "AI 디지털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란 입장으로 서두를 건넸다. 이어 12월 24일 교육감협의회 명의의 건의문이 지역 교육계와 협의 없이 국회에 제출된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맑은 날씨에 대전 해넘이·해돋이 둘다 볼 수 있다
맑은 날씨에 대전 해넘이·해돋이 둘다 볼 수 있다

12월 31일과 2025년 1월 1일 오전까지 대전은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여 올해 마지막 해넘이와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겠다.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말연시 날씨 전망을 26일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일 오전 주요 도시별 해돋이 시간은 독도 7시 26분, 부산 7시 32분, 대구 7시 36분, 제주 7시 38분, 강릉 7시 40분, 광주 7시 41분, 대전과 청주, 전주 7시 42분, 서울은 7시 47분께다. 이날 오전 충청권은 대체로 맑지만, 충남 서해안 주변 일부 지역은 구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 즐거운 성탄절 즐거운 성탄절

  • ‘거긴 주차장이 아니에요’ ‘거긴 주차장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