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분석가들에 따르면 국어는 9월 모의평가와 2023년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국어는 공통과목인 독서, 문학과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모두 난이도가 높았다.
공통과목인 독서에선 신유형은 출제되지 않았으며 4개 지문 중 3개 또는 4개가 EBS 연계로 출제됐다. 또 다른 공통과목인 문학은 작품 절반가량이 EBS와 연계됐다. 고전소설 '김원전', 현대시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고전시가 '일동장유가'가 EBS 교재와 연계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복합지문 문제 난이도가 있어 수험생들이 문제 풀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어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도 다소 어려웠으며 문제를 푸는 시간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는 국어 과목 중 가장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문법이 9월 모의평가보다 많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외형상 킬러문항은 없지만 변별력을 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과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해 국어 난이도가 다소 높아졌을 것이란 풀이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은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이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에 그쳐 국어와 수학의 불균형이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2024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의 난이도가 다소 높아져 변별력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 영역은 2023학년도 수능보다는 쉽고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최상위권 변별력을 위해 어려운 문제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 공통과목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를 보였다. 빈칸 추론 문항과 합답형 문항이 출제되지 않았으며 2023학년도 수능에서 합답형으로 출제됐던 함수의 극한과 연속을 묻는 문제가 14번에 출제됐다. 고난이도 문항의 난이도가 지난 수능보다 쉬워졌으며 전체적으로 많이 어렵게 느끼지 않았을 것이란 게 입시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선택과목 중 확률과 통계 과목은 상대적으로 쉬웠으며 미적분 과목과 기하 과목은 다소 어려웠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확률과 통계는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체감 난이도가 높지 않았던 반면 미적분은 2023학년도 수능보다는 쉽고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단 약간 어려웠다. 기하 과목은 2023학년도 수능과 비슷하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했다. 세 선택과목 모두 기존 기출문제와 유사한 형태로 구성됐지만 4점 문항 문제는 난이도를 높인 만큼 28번, 29번 문제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체적으로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9월 모평의 흐름을 이어나가는 출제였다"며 "만점자 수 관리를 위해 미적분의 난이도를 작년 수준으로 조절하려는 의도가 보이는데, 실제 학생들의 적응 능력은 어떠했을지 채점 결과를 통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어 영역은 2023학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9월 모의평가가 상당히 어려웠던 가운데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지문에 긴 문장이 많았고 평소 접하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 지문이 출제돼 해석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33번 빈칸추론, 39번 문장 삽입 등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킬러문항은 배제됐지만 선지 구성에 매력적인 오답이 포함돼 있어 정답을 고르기에 어려운 문제가 다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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