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인 친구의 수능을 응원하기 위해 대전 한밭고등학교 앞에 모인 여대생들이 친구에게 큰절을 하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사진= 김지윤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6일 대전 서구 한밭고등학교 앞. 교문 앞 단체 응원 없이 다소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수험생의 가족과 친구들의 소소한 응원과 격려가 이어졌다.
올해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음에도 수험생들은 따뜻한 격려 속에 각오를 다진 채 시험장에 들어섰다. 재수생인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오전 6시 50분부터 학교 앞에 모인 여대생들은 친구의 두 번째 수능을 응원하기 위해 큰절을 올렸다. 친구가 시험장에 도착하자 여대생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강강술래 하며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이들 중 한 명인 김가은(19)씨는 "친구가 수능을 한 번 더 준비하느라 참 고생 많았다"라며 "깜짝 이벤트로 축하 케이크랑 꽃다발도 준비했다. 친구가 잘 치르고 오길 기도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친동생을 배웅하기 위해 친구들과 학교를 찾은 오빠 박성민(21)씨는 "안에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야 편하다"라며 "비상 약품도 챙겨왔으니 필요하면 먹어야 한다"고 동생을 끌어안으며 격려했다.
같은 시각 박성민(21)씨는 동생에게 미리 준비한 비상 약품을 직접 가방에 넣어주며 격려했다. (사진=김지윤 기자) |
일부 학부모는 시험장에 입실하는 자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한참 동안 교문 밖을 서성였다.
고3 수험생 자녀가 떠난 자리를 지긋이 바라보던 학부모 이승옥(48)씨는 "학력고사 봤던 시절이 생각나서 기분이 이상하다. 대견하고 안쓰럽다"라며 "아들이 수능을 잘 보길 바라는 마음에 입실 시간이 끝날 때까지 교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능 당일인 16일 오전 7시 54분께 대전 유성고등학교 앞. 한 수험생이 경찰차를 타고 학교 정문에 도착해 급히 입실하고 있다. (사진=민수빈 수습 기자) |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2024학년도 수능이 일제히 시작됐다. 대전에서는 수험생 1만 5080명이 응시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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