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사진은 연합뉴스DB |
사과를 비롯해 일부 과일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2배가량 오르면서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에게 과일은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14일 통계청 기준 10월 물가상승률은 3.8%로 나타나면서 7월(2.3%), 8월(3.4%), 9월(3.7%) 이어진 3·4분기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상승이 둔화세를 보였던 2·4분기 4월(3.7%), 5월(3.3%), 6월(2.7%)보다 체감물가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요 가공식품 32개 품목 가운데 24개 품목이 전년 대비 가격 상승을 나타냈다.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도 절반이 넘는 13개였다.
물가가 오르면서 필수 소비 식품이 아닌 과일이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쉽지 않게 됐다. 여름철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병해충 기승 등의 피해로 재배면적과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금(金)과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급등한 사과, 배 등 다소비 품목들은 내년까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사과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후지) 도매가격은 10㎏에 5만∼5만4000원으로 지난해 2만7800원보다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 역시 이달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정도 줄어들어 가격이 전년보다 70%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딸기나 감귤 등 겨울철 과일도 본격 출하를 시작했는데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10일 기준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딸기 품종 장희 2㎏(특품) 도매가격은 평균 8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6만5000원)보다 30.8% 올랐다. 다른 딸기 품종인 설향 2㎏(특품) 가격도 8만2997원으로 전년 동일(6만8750원) 대비 20.7% 뛰었다. 감귤 3㎏(특품) 평균 가격은 6만2545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2만1490원)보다 3배 가까이 올랐다.
가격 폭등에 B급 농산물·못난이 농산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트에서 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모양이나 크기 면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상품을 저렴하게 파는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아예 못난이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과 정기구독 상품도 나오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상 기온으로 작황까지 좋지 않아 과일 가격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계 지출 부담이 크면서 과일 소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대안책으로 B급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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