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
좌우에서 노를 젓는 배가 균형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목표를 향해 똑바로 가지 못하고 원을 그리다가 제자리로 오고 만다. 이를 해결하는데 좌우 균형이 절대적이다. 선장의 리더십도 중요한데 리더가 여럿이면 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각기 다른 비전, 구성원과의 소통 등에 있다. 우리의 수도권과 지역 모습이 이 배와 비슷하지 않을까? 자원과 부, 인구, 일자리, 문화시설과 병원 등이 수도권으로 계속 집중되고, 지역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뿐만 아니라 양성된 인재마저 수도권에 빼앗기고 있다. 인구소멸 지역분포를 보면 지방 '소도시'가 대부분이지만,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 대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정부는 지역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다양한 정책과 예산을 쏟고 우수 인재도 양성하였다. 지역대학의 특허와 기술이전 성과는 수도권 못지않게 우수하다. 지역의 과기특성화 대학들과 국립 대학 등 역량은 뛰어나지만 수도권으로의 두뇌유출(brain drain)은 심각하다.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 등 각종 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양성된 인재들도 일자리 찾아 지역을 떠난다. 또한 지역 내 성장한 기술기반의 기업들(NTBFs)들 조차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대안으로 연구소를 수도권에 두거나 심지어 본사를 이전하기도 한다.
지역의 혁신역량이 수도권보다 하락하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도권 선호사상이 더욱 커지고 지역 내 우수한 거점국립대보다 수도권 진학 선호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수도권 대비 학생 1인당 교육비 격차가 많게는 3배나 높다. 둘째, 인구감소 효과로 앞으로 수도권 대학 정원만으로도 입시생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셋째, 좋은 일자리, 벤처투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역에서 창업해 성공한 기업들의 인재확보도 어렵다. 넷째, 재정 건전성 악화로 리더십과 국민통합의 위기도 크다. 그래도 희망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남아선호'사상이 어느 순간 사라진 것처럼 수도권 선호사상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
개인과 조직의 수명주기처럼 국가도 '흥망성쇠'의 수명주기를 갖고 있다. '장수 국가'(長壽 國家)를 위해서는 첫째, 지역의 메가시티로의 전환을 통해 건강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며 예산과 조직 등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혁신의 기반인 대학도 진정한 산학협력과 기업가적 대학으로 전환,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과 연구로 변혁해야 한다. 둘째, 리더십의 장기적 안정성과 구조 혁신이다. 지자체와 대학도 현장요구에 맞는 수평적 매트릭스(matrix) 조직 구조를 만들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셋째, 지역 내 창업, 기존 기업육성 및 기업유치 등 세 박자가 필요하다. 아마존 제2 본사(HQ2) 지역유치 사례처럼 지방 주요 도시에 국내 대기업의 제2 본사를 유치하는 정책과 기업이 매력을 느낄 정도의 지원과 지역대학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넷째, 정부는 실질적 영향력(real impact) 성과를 측정하는 새로운 평가방식(예를 들어, WURI)을 적용하고 '도시 인사관리'도입이 필요하다. 개별기업의 인사관리(모집, 개발, 활용, 보상, 유지) 한계를 극복하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돕고 지원하는 것이다.
지역생존이야말로 '장수 국가'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다리이자 허리 역할을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의 역두뇌유출(reverse brain drain)의 성공적 사례를 보여준바 지역균형 문제도 해결해야만 나라가 바로 순항할 수 있다. 기형의 모습을 벗어나 국가가 건강히 장수(長壽)할 수 있는 위기(위협과 기회) 속 골든 타임 순간이다.
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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