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노인회 장영 회장 |
'신 토박이'는 '토박이'와 비슷한 의미지만 다른 뉘앙스다.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곳에서 오랜 시간 보낸 사람을 가리킨다. 즉, 신 토박이는 자신의 출신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환경과 생활을 만들며 정착한 사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신 토박이는 새로 이주한 지역의 생활에 적응하고, 새로운 환경에 성공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자부심과 성공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흔히 21세기를 노마드(Nomad) 시대, 융합의 시대라고 한다. 지금은 농경민 같은 정착 생활이 아닌 유목 생활과 같이 이동이 심하고, 서로 다른 특성들이 합쳐지는 융합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노마드 시대에서도 토박이 주장이 적정할까에 대한 의문이다. 노마드 시대는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기술발달로 장소에 구속되지 않고, 유동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나 회사들에 적합한 시대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또 융합의 시대는 다양한 분야나 기술·관점이 상호작용하고 결합해 새로운 창조적인 솔루션과 혁신을 도출하는 시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듯 지역의 인구변동 현실과 산업환경·사회구조 등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토박이론'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은 특정 지역에 근거해 자신들만의 가치와 정체성을 형성하며, 해당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품는다는 것이다. 또, 지역사회를 강화하고 사회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노마드와 융합의 시대로 급격한 글로벌화·디지털화로 개인과 기업활동 등은 지역 간 경계를 넘어 연결되고 협력하는 기회가 잦다. 이렇듯 변화하는 세상에서 토박이론을 지나치게 고집하거나 제한하는 관점은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와 혁신요인을 발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단일 지역에 근거한 토박이론 만으로 모든 상황에 적용하기보다는 다양한 문화·배경·관점들과 상호작용하며, 넓게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및 다양성 존중 등 융통성 있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여전히 지역사회 내에서의 연결과 공감이 중요하지만, 더 발전적으로는 서로 다른 문화와 혈통·기술 등이 교류하고, 결합하면서 지역사회를 진화시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효율적인 지역발전은 물론 지역주민들의 더 나은 성장을 위해서는 단일관점보다 다양성과 열린 마음으로 여러 영감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 하겠다. 그런 만큼 이런 다양성과 융합된 접근 방식 속에서 신 토박이들의 지혜와 역할을 활용해 지역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문제해결과 혁신이 가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랜 전통의 구도심과 신도시가 복합된 세종시는 특히 더 많은 다양성을 수용해야 한다. 고용창출 등을 위한 기업유치와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휘할 전문가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나아가 혁신가들을 지역의 지도층으로 만들어 책임 있는 사명감을 발휘하도록 촉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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