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원유와 같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국내의 화학산업은 석유자원의 고갈 문제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 폐플라스틱 발생 등으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화학산업은 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핵심소재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산업연구원 분류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 정밀화학산업, 고무 및 플라스틱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원유 정제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석유화학제품은 분해가 어려워서 폐기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산업에서 원유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화학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즉 탄소순환이 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온실가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유용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2022년 미화 약 500억 달러를 천연가스 구매에 지출했을 정도로 해외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현실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함께 에너지·자원고갈에 따른 어려움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각을 넘어 고탄소 산업생태계의 파괴적 혁신과 순환경제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기술혁신이 절실하다. ESG 경영 역시 기술혁신부터 시작돼야 하며, 탄소의 효율적 사용, 재순환에 이르는 전주기를 고려한 전략수립과 공감대도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탄소를 함유한 화학제품은 유용하게 사용되는 한편, 제조 과정 등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이 환경오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환경오염은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심화되고 있는데, 기후변화와도 연관된다는 과학적 증거들이 쌓이고 있다. 특히 대기 중에는 산업현장이나 화력발전소, 자동차 및 선박 등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들이 온실가스, 미세먼지를 형성하기도 하고, 그 중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은 기후변화를 유발한다. 일례로 환경 문제는 지역 범위에서는 악취, 국가 범위에서는 미세먼지,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는 온실가스 등의 형태로 보이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이슈다.
우리나라는 수입한 원유로부터 증류 과정을 거쳐 휘발유·경유·등유와 같은 연료와 함께, 석유화학 원료를 제조할 수 있는 납사(탄소 덩어리, 끓는점 100~180℃)를 확보하고 있다. 납사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합성섬유 제품을 만드는 기초원료가 되고 있다. 따라서 화학제품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원유 수입은 더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탄소가 주성분인 화학제품은 제조하고 사용 후 폐기할 때까지 어떠한 형태로든 폐기물이 발생해 지구환경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과정이 동반되는 탄소 함유 화학제품에 대해 적게, 오래, 다시 쓰기를 생활화해 최종적으로는 탄소 유입, 즉 원유 수입이 감소하게 해야 한다. 이것은 화학뿐 아니라 과학기술이 함께 할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으며, 과학적인 방법을 총동원한다면 분명 적합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최근 이산화탄소, 폐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해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하려는 노력들이 활발하며, 이는 자원 및 에너지 절약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기술과 함께 논의되고 있다. 특히 정부출연연구소를 비롯한 과학계에서는 '순환경제'가 구축될 수 있도록 더욱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