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감도.(사진=대전시 제공) |
세계적으로 상용화하는 도시가 한곳도 없어 정보가 부족한 데다, 급전방식 결정으로 사업 내용이 바뀔 수밖에 없어 한국개발연구원(KDI) 적정성 재검토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
그러나 ‘과학수도’ 대전의 위상에 맞게 수소트램을 선택한 만큼 2024년 착공과 2028년 개통 목표를 지켜내기 위해 산적한 과제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8일까지 취재결과,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 완전 무가선 주행 방식의 수소트램을 놓고 경제성과 실용성, 안전성 등 헤쳐 나가야 할 과제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선 수소트램에 대한 경제성과 상용화 수준·단계 등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비다. 수소트램은 세계적으로 이렇다 할 선도모델이 없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충분한 데이터가 형성되지 않았다. 기존의 전기를 활용·연계한 급전 방식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성이 더 높다는 것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으며, 연료 운반과 저장 과정에서의 비용과 안전성도 현재로선 경쟁력을 내세우기 힘들다. 상용화 가능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소 기술은 신기술이기에 베일에 싸인 영역이 굉장히 많다. 현대로템이 주장한 것 말고는 데이터가 전혀 없다. 안전성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게 대중교통 정책이기에 우려되는 점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과 제주는 수소와 관련한 도시 컨셉이 있고 연계한 산업 인프라가 있지만 대전은 전기도, 수소도 없다. 대전시는 수소트램에 대한 경제성과 실용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수소트램을 추진하고 있는 울산 및 제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소·전기 산업 인프라가 뒤처진다는 점도 과제다. 관련 인프라가 적다는 점은 타 도시보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것으로, 대전은 국내에서 가장 빠른 착공과 준공을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이경복 대전교통공사 전략사업실장은 "해외에서 대중교통으로 정착한 트램은 건설·운영사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쌓인 결정체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여러 문제를 마주할 수도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하루빨리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하는 이유다. 절차를 단축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결집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내년도 트램 착공에 성공적으로 돌입하기 위해선 올해까지 KDI의 적정성 재검토 조사를 통과하는 것이 관건이다. 변수는 최근 급전방식 결정으로 추가된 관련 사업 내용 일부에 대한 검토가 새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미 해당 사안을 두고 KDI와 소통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착공과 준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행정력을 총 결집하겠단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급전방식 결정에 따라 적정성 재검토 중 일부 내용이 바뀐 것에 대해선 KDI와 자료공유를 충분히 했다"며 "올해 말까지 검토를 통과하는 것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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