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김포에 이어 경기도의 다른 지자체들도 편입을 요구하는가 하면 추진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가 서울 편입 추진계획을 발표했고 하남시와 광명시 등도 편입 추진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당과 일부 국민들은 여당의 이런 발표에 대해 강서구청장의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론 회피,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용 제안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다. 추진 계획만 밝혔을 뿐 아직 어떠한 것도 나오지 않은 선언적 의미의 발표라고 크게 확대 해석하진 않는 분위기다.
실제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이 되는 조건은 까다롭다. 우선 정부가 행정구역 변경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며 김포시의회, 경기도의회, 서울시의회의 동의 혹은 주민 투표로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후 김포시, 경기도, 서울시가 행안부에 관할구역 변경 건의를 내게 되고 행안부는 정부 입법 형태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국회에서 가결되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편입이 이뤄지게 된다. 다만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행안부 건의를 포기하거나 의회에서 반대할 경우 편입은 물거품이 된다.
지방자치제도 부활 후 지자체를 통합·편입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성공한 사례는 편입 3건, 통합 2건이 전부다. 통합은 말 그대로 기존 지자체들이 폐지되며 하나의 지자체로 묶이는 것을 말하며 편입은 기존 지자체의 체계는 유지하며 상급자치단체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편입은 1995년 정부 주도로 달성군을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웅진·강화군을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시킨 사례다. 올해 7월에는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됐는데 국가 정책으로 이뤄진 편입이 아닌 지자체간 합의에 의해 이뤄진 첫 사례다.
통합은 2010년 경북 창원시와 마산시, 진해시가 통합 창원시로 탄생했고 2014년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하며 청주시가 됐다.
지자체 통합이 모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1990년대부터 3번이나 통합을 하려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2013년에는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까지 실시했으나 완주군민들의 반대로 통합이 성사되지 못했다. 또한 창원시와 청주시 통합 때 함께 추진된 경기도 성남·광주·하남시 통합안도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며 결국 무산됐다.
지방시대를 강조하는 현 시점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은 맞지 않는다는 분위기도 편입 추진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지방시대 엑스포 및 지방자치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가 균형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지역도 수도권 못지않게 따라잡자는 것이지, 각 지역들이 다 똑같이 될 수는 없다"며 "지역이 발전하고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그 합이 바로 국가의 발전과 경쟁력이 되는 것"이라며 지방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같은 여당의 광역 단체장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 6일 수도권 편중을 지방에 분산시킬 수 있도록 지방 메가시티에 대한 청사진이 먼저라고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 방향과 불균형 해소에 대한 방안이 먼저 이뤄지고 수도권 내 행정구역 정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서울 메가시티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충청권은 이미 4개 시·도가 하나의 광역생활·경제권을 만들어 공동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이 그것인데 수도권 편중 심화에 따른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김포의 서울 편입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다만 지방시대를 외치는 현 시점에서 인구와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의 대한민국에서 서울 메가시티가 과연 옳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성희 뉴스디지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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