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혁 작곡가 |
의사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소의치병(小醫治病), 중의치인(中醫治人), 대의치국(大醫治國). 즉 평범한 의사는 병을 고치고·좋은 의사는 사람을 고치고·명의는 나라를 고친다.' 명의는 병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회를 고친다. 음악도 그렇다. 음악 치료에 관한 오랜 기록으로 성경의 소년 다윗과 사울 왕 이야기가 있다. 사울이 악한 영으로 인해 두통을 호소할 때 소년 다윗이 수금을 뜯으며 찬양하며 기도함으로 사울 왕을 낫게 했다는 이야기다. 음악은 개인은 물론 단체 국가에도 영향을 준다.
음악치료를 체계화하여 현대에는 병원에서 사용한다. 음악으로 병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병을 치료한다. 그래서 독일에서 훔볼트 대학 등에서 음악치료를 공부할 때는 일반 의대생과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공부하고 똑같은 실습 시간을 거친다. 그렇게 음악치료 전문의가 된다.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우리 청소년, 청년들이 앞에서 언급한 범죄들을 짓지 않게 하도록 할 수 있는 일들, 음악을 통해 찾아보자.
고려대학에서 있었던 바로크학회의 발표를 참관했을 때다. 발표회가 끝나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요즘 대학생들에 대한 우려의 소리를 들었다. '무한경쟁을 강요받는 교육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대학에 와서 막상 학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고민하며 방황한다. 그런데 더 큰 우려는 이런 무한경쟁만을 배운 아이들이 장차 사회 나가서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 이게 더 큰 걱정이다'라고 한다. 결론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예술이다'라고 말한다.
우려한 걱정이 현실화되는 이 시점에서 이를 개선할 방법은 예술교육과 예술참여 확대다. 이를 통해 정서 함양과 대인관계 회복을 이뤄야 한다. 특히 음악은 인간의 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분야이므로 더욱 중요하다. 고대 그리스에선 음악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하였다. 우리의 선조들도 인격도야를 위해 좋은 음악을 배우고 듣고 연주하는 능력을 키웠다.
현재 우리 현실은 입시에 밀려 예술교육이 등한시되어가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교 과정 중에서 1~2년은 음악교육을 하지 않는 실정이다. 입시가 과중한 탓에 학생들도 학부모도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학교에서도 예술 과목에 집중할 수 없는 형편에 이르렀다. 근본적 사회 인식전환과 제도 개선을 통해 예술 교육의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인 관계 회복을 위한 합창. 합창의 대가 윤학원 교수는 합창을 이렇게 소개한다. '합창을 통해 왕따, 일진, 학교폭력 등 학교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합창을 잘 하기 위해선 서로 보조를 맞춰 소리를 낼 때 최상의 화음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한다고 무조건 크게 내면 안 되고, 노래 부르는 것이 어려워도 소리 내려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합창을 만들어가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 문제도 해결될 수 있습니다.'
합창을 하며 음악을 통해 정서를 함양할 수 있다. 합창은 학생은 물론 일반인도 합창단에 가입할 수 있다. 합창을 통해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함으로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다. 합창뿐만 아니라 기악 합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우리나라의 꿈의 오케스트라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우려스러운 일들. 그 근원에는 서로의 배려, 협력이 없는 경쟁과 미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해주는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 음악은 여러분의 이 노력을 도울 것이고 여러분은 회복할 수 있다. 오늘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안성혁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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