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했다. 시장은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인플레이션 완화', '금융여건 긴축' 발언 등을 근거로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동결과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 관측대로라면, 일단 한은으로서는 양국 금리 격차가 현재 2.00%포인트보다 더 벌어져 원화 가치 추가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압박이 커지는 부담을 덜게 된다.
미국의 금리 동결했으나 여전히 한국 기준금리인 3.50%보다는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6월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멈췄다가, 7월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 이후 9월과 11월엔 현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이 두 차례 연속 금리 동결에 나서면서 3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도 7연속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면 한은도 인상 압박 요인을 덜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실제로 멈췄다고 해도, 우리나라도 끝까지 동조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금융 여건이 미국과 비교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우리는 장기채 수익률 상승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지난 여름 이후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 뛰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준이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도 그만큼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우 현재 통화 상태가 긴축적인지 판단을 두고 논란이 있을 정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월 19일 6연속 기준금리 동결 직후 중립 금리 등을 보면 긴축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으나 긴축 속에서도 가계대출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9월까지는 추석 연휴 등에 따라 증가 폭이 둔화 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10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경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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