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보건의료 현황 |
세종시민들이 어떤 질환으로 병원을 주로 찾는지 '다빈도 상병'을 살펴보면, 동 지역은 읍·면지역에 없던 비염과 충치의 치아우식이 높은 순위에 포함될 정도로 병원 이용 질환에서 차이를 보였다. 1만4100여 개의 급성기 병상을 보유한 대전시는 필수의료분야 전문의가 서구와 중구에 주로 모여있고, 피부과 전문의 1명뿐인 동구의 주민 89%는 해당 질환에 진료를 다른 지역에서 받는 등 자치구간 의료 격차가 큰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전지원이 지역 맞춤형 보건의료 정보 제공을 위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세종에서는 시민 보건의료에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의원·병원·종합병원 232곳 중에 180개(77%) 의원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동 지역에서 진료 중이다. 조치원읍 의원 39곳을 제외하고 금남면 등 9개 면에 기초적 질환을 살피는 의원은 13곳이 운영되는 것으로, 연기·연서·전동면에는 이러한 의원도 문을 연 곳이 없다.
올해 들어 세종시 인구가 증가가 급격히 둔화되는 가운데 지역 보건의료 여건을 대변하는 인구 대비 의사와 병상 수가 좀처럼 상향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요양·정신병원을 제외한 급성기 병상 수는 인구 1만 명 당 18.9개로 전국평균 56.6개보다 크게 부족하고, 인구 5만 명의 서천군(16.4개)과 비슷하다.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는 12.9명으로 전국 평균 21.8명에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여러 진료과목 중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60명)가 내과 전문의(85명) 다음으로 가장 많았고, 산부인과 전문의(28명)도 큰 비중을 점유해, 출산율 1위와 시민 평균연령이 가장 젊은 도시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세종시에서는 지역민의 의료이용에서도 동 지역의 도심과 읍·면의 농촌지역간 차이를 크게 보였다. 아이 출산에 의한 분만 입원환자가 입원 다빈도상병 상위에 유일하게 포함되며 외래 다빈도상병에서는 위염 비중이 높았다. 장군면에서는 등 통증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다빈도 상병 5위에 들어갔으나 소담동에서는 비염과 치아우식이 그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의료이용 형태를 달리했다. 세종에서는 환자 수에 비해 정형외과 전문의가 부족해, 지난해 세종시민 12만 명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 전문의당 환자 수는 4692명으로 높았다.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 8개가 위치한 대전시는 입원환자 기준 지역 내 진료 비중을 의미하는 자체충족률이 대덕 19%에서 중구 50%까지 격차가 컸다. 인구 1만 명당 급성기 병상 수는 70개로 전국 평균 56.6개보다 많았으나, 동구에서 인구 대비 병상 수 19.9개로 중구(113.3개), 대덕구(79.3개)보다 현격히 적었다. 의료기관은 1174개에 보건의료인 수는 5494명이 종사하는 서구에서는 진료건수와 진료비 모두 대전 총량의 36%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동구에 주소를 둔 주민 2만9000명이 지난해 피부과 진료를 받았는데, 동구에는 피부과 의원 1곳뿐으로 피부과 89%는 다른 지역에서 진료 받았다. 유성구는 의료기관 증가율에서 전국 및 대전의 증가율보다 높았으나, 의원이 존재하지 않는 진료과는 3개, 전문의가 없는 진료과 2개가 있고 의료이용 자체충족률에서도 대전에서 가장 낮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