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영 과장 |
물질을 파는 광고가 아니라면 어떨까? 인식개선이나, 정체성 확립 등 공익광고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단기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장기적인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대표적인 공익광고다. 40년 째 진행 중인 광고이지만 기업은 눈에 띠는 엄청난 효과를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자연에 대한 인식개선과 기업이미지 제고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대전문화재단이 추진하는 사업도 공익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문화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에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는 사업, 청소년들의 문화예술감수성을 증진하는 사업, 전통문화계승과 발전을 위한 지원사업, 유아기부터 노년층까지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사업, 예술인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사업, 문화다양성을 존중·확산 할수 있도록 하는 사업 등은 가시적인 성과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개선과 접근성 제고 등을 우선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전문화재단 사업에 대해 참여자 수와 같은 정량적 성과를 원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업의 효율성을 논하기도 한다. 하지만 순식간에 매진되는 아이돌 공연, 암표까지 성행한다는 인기 트롯 가수의 공연과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과의 거리좁히기, 사회적 인식개선 등은 단기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먼 그림을 그리는 미래를 위한 장기적 투자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대전은 문화슬세권(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거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권)도시로 자리잡았다. 대전역 일대에서 0시 축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됐고, 서대전공원, 유림공원 등 도심 속 휴식공간에서도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여전히 문화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지역과, 계층이 존재한다.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이유로 문화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아는 풍토를 만들기 위한 대전문화재단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속돼야 할 것이다. 파블로 피카소는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알려면, 일단 그리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전문화재단은 '예술로 가까이 시민과 나란히'라는 슬로건으로 일류문화도시를 그려나가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밝혔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매력적인 문화도시 만들기'의 첫걸음은 시민인식 개선이지 않을까?
/이동영 대전문화재단 정책홍보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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