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의좋은 형제 축제에 참가한 어린이 |
백종원의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전국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예산군, 그러나 캐릭터는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충효의 고장'이라는 것이다.
해마다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익어갈 무렵, 예산군은 효행을 기리고 가족 사랑의 미덕을 널리 알리고자 산 좋고 물 맑은 대흥면에 위치한 의좋은 형제공원에서 가을 축제를 연다.
한다하는 축제를 많이 다녀보았지만 대개 춤과 노래, 먹거리, 그리고 붐비는 인파가 축제의 고정틀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러나 '의좋은 형제 축제'는 여타의 축제와는 달리 그냥 어릴 적에 시골 외갓집에 놀러 간 듯한 느낌을 주는 생태교육의 장이자, 문화 전승의 장이자, 메말라 가는 사랑을 다시 샘 솟게 하는 치료의 장이다.
특이한 것은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볏짚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공원 곳곳에 세워두었다는 것, 볏짚을 활용한 다양한 놀거리들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쉼표'를 테마로 하는 올해의 '의좋은 형제축제'는 10월의 마지막 주말 28과 29일 2일 동안 펼쳐졌다.
본 기자도 작년에 직접 가보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두 가지를 꼽으라면 '볏짚미로'와 '새참 나르기', '볏짚 미끄럼틀'이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아서 익히 알고 있는 이성만(형님)과 이순(아우)의 이야기를 재현한 '볏짚미로'에 들어가면 서로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가족 모두가 손을 꼭 잡고 다닌다.
또 기우뚱거리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어린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꽃이 저절로 피어난다.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놀이는 얼핏 보기에도 꽤 아찔해 보이는 '볏짚 미끄럼틀'이었다.
이외에도 올해는 밤에 가족끼리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고구마 등 지역농산물을 구워 먹을 수 있는 '캠프파이어', '불꽃놀이' 등 공식 행사와 '스탬프투어', '전통시장', '볏짚놀이터', '온라인 이벤트' 등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놀다가 배가 출출해지면 '대흥주막'에서 파는 가성비의 농촌 음식을 맛보거나 '라면 먹고 갈래', '저 이번에 내려요' 등 가족 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간식을 받아먹을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시대를 살아가려니 일상도 당연히 바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부모나 형제는 명절 때나 만나고 같이 사는 가족조차 각자의 방에서 문자 메시지로 대화하는 일들이 흔하다.
그에 따라 가족의 역할과 기능도 점점 약화되고 있다.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 볼 필요가 절실한 이때, 형제자매와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이곳 슬로시티 예산군의 의좋은 형제공원에서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며 놀다가 사랑과 행복이라는 선물을 한가득 받아서 돌아가자. 박연선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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