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전력공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주택용 전기요금 및 에너지캐시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주택용 전기요금은 가구당 평균 9만5136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7만3589원) 대비 29.3%나 오른 수치이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 전인 올해 5월(5만1643원) 대비로는 84.2%나 급증한 수치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전기요금 상승이 겹치면서 전기요금이 급격하게 뛰어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캐시백은 주택에서 한 달 전기 사용량을 최근 2년간의 같은 달 평균 사용량보다 3% 이상 줄이면 절감 폭에 따라 1㎾h당 최대 100원씩 환급해 주는 제도다. 지난 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7월부터는 전국 모든 아파트와 주택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7월부터 정식 시행하고 있는데,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 8월에는 30만6000가구만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주택용 전기 사용호수(1586만 5650호) 대비 1.9%에 불과한 수치이다.
에너지 캐시백 가입은 홈페이지에서 본인인증 등 절차를 거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한전의 홍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한전은 올해 5월 16일부터 약관을 고쳐 캐시백 지원금 자체를 전기요금 산정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16일은 정부와 국민의힘이 '전기 및 가스요금 당정'(5월 15일)에서 "캐시백을 확대해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이다. 당초에는 전기요금에서 3.7%를 따로 떼 적립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 일부를 활용했는데, 배정해놓은 기금이 소진되자 전기요금 산정 항목 중 하나인 '기후환경요금'에 에너지 캐시백 지원금을 포함한 것이다. 실제 7~8월 에너지 캐시백 지원금 38억 원 중 31억 원이 요금에 반영됐고, 나머지 7억원만 남아있던 기금으로 지급됐다. 올해 25억6000만원이던 에너지 캐시백 지원 예산도 내년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 캐시백 관련 재원이 예산에도 빠지고, 전기요금에도 직접 반영되면서 결국 생색은 정부가 내면서 부담은 국민들이 나눠지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회재 의원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민생경제 고통이 심화되는데, 정부가 보여주기식 대책에만 급급한 꼴"이라며 "재정을 과감히 투입해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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