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한 카페가 "예약 과정 중 불편 끼쳐 드린 점 심심한 사과 말씀드린다"는 공지문을 올렸는데, 일부 누리꾼들이 '심심(深甚)한'의 뜻을 지루하다는 의미로 오해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고 반발했다.
# 대학생 김 모(여·23) 씨는 "친구와 약속 일정을 잡을 때 '사흘 뒤에 보자'고 했는데, 상대방이 4일로 오해해 약속 당일 혼동이 생긴 적이 있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3일을 뜻하는 '사흘'의 '사'를 숫자 4로 인식해 4일로 혼동하는 것.
# 지난달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포털사이트에는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던데 가결이 뭐예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도 '이재명 가결' 키워드를 검색하니 '가결 뜻' '가결이란' 등의 연관 검색어가 등장했다. 문해력 저하 현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6일 진학사 캐치는 Z세대 중 20대 1천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Z세대 문해력'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37%가 '또래나 주변에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이 많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46%였으며, '적다'라고 답한 비중은 17%에 그쳤다. (후략)" =
'중식 제공'이라고 적힌 가정통신문에 한 부모는 "우리 애는 중국 음식 싫어해요!"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치부해 버리기엔 씁쓸한 현실이다. 이렇게 글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일이 많아진다면 오해하는 일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쏙쏙 알아듣고 척척 이해할 수 있도록 문해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문해력(文解力)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는 문해력이 높을수록 상대방의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문해력이 높으면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이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학습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문해력이 높을수록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와 대처 능력이 향상되며, 타인과의 소통과 협력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문해력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평소 문해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해력을 키우자면 뭐니 뭐니 해도 책을 많이 봐야 한다.
그러나 요즘 학생과 젊은이들은 책을 잘 보지 않는다. 그럴 시간에 유튜브 시청이나 게임 따위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이런 습관이 장기화되고 책을 더욱 멀리 한다면 문해력 향상은 결국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시장하다'는 '배가 고프다'는 뜻인데 이를 '전통시장'으로 오인하거나 심지어 "시장님을 했다고?"라고 반문한다면 이는 정말 심각한 문해력의 오류와 저하일 수밖에 없다.
'십분 이해한다'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충분히 이해한다'라는 의미인데 "10분?"이라고 질문한다면 이는 정말 절망이다. 지난 주말에는 동춘당공원 초입에 위치한 <송촌 꿈e룸 작은 도서관>을 찾았다.
거기서 본 독서 권장 글귀에서 "책이란 넓디넓은 시간의 바다를 지나가는 배이다"라는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명언과 만났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홍경석/ 작가, 소설 <평행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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