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순 언니는 동구 판암동 모 빌라에서 거주하는데 이곳은 20여 년 전 충남 서천에서 남편과 사별 후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무작정 대전으로 올라와 이곳에 자리를 잡아 지금까지 힘든 생활 속에서도 두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무엇이든지 하려고 했으나 마땅치 않아 길거리에서 행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는 전단지를 보고 찾아가 빵과 반찬 등을 길거리에서 판매하였으나, 그 후로는 과일의 산지인 부여, 공주, 예산 등지에서 직접 구매하여 대전의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주로 사거리 노상에서 판매해 왔다.
그녀는 돈이 없어 자녀에게 제대로 학비와 용돈을 주지 못할 때와 물품 판매 시 손님들의 생뚱한 말투로 무시할 때가 마음이 가장 상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점점 노하우가 생겨 대전의 요지인 아파트 내의 요일 장터와 문화동의 금요 장터 등지에서 노점상을 주로하는데 부근 점포에서 신고할 때와 정기적, 수시적으로 단속반에 의해 쫓겨 다녀야 했고, 그럴 때마다 그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나 두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가야 한다는 오직 한가지의 신념으로 열심히 일해 지금의 두 자녀를 잘 키워 최고 학부까지 가르쳤고, 모두 결혼해 반듯한 직장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편, 정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어린아이들을 위해 적게나마 후원 기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으며, 비 오는 날이나 일요일 오후에는 노인회관을 자주 찾아 간식과 함께 말벗도 되어 주기도 한다.
이로 인해 이웃 주민들은 정 여사를 홀로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 낸 장한 어머니상을 추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지난주 행상 후 귀갓길에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어 주위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사고 있고, 쾌유를 바라고 있다.
이수영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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