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 전국체전에서 플뢰레 종목 경기가 펼쳐지는 모습. [사진=이성희 기자] |
새하얀 도복을 입은 '펜서'들은 항상 기회를 엿본다. 팽팽한 긴장 속에 상대와 칼을 부딪치며 공격지점을 노린다. 발이 점점 빨라지고 기회를 포착한 순간 주저 없이 칼을 찌른다. 득점에 성공하자 온몸에 퍼지는 전율과 소름은 펜싱에서만 느낄 수 있는 칼의 노래다.
전국 생활체육 펜싱인들의 축제 '2023 대전시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다가오면서 펜싱을 향한 관심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 대전시펜싱협회 주관, 대전시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10월 28~29일 이틀간 대전대 맥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단체전 없이 개인전만 치러진다. 대회 첫날에는 초등부 1~2학년과 3~4학년, 5~6학년과 중등부, 둘째 날은 고등부와 일반부(대학부 포함), 엘리트부 경기가 진행된다. 종목은 남·여 플뢰레, 에빼, 사브르다.
펜싱은 한국 펜서들이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며 운동 종목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경기 규칙과 세부 종목 등에 대해선 여전히 헷갈리는 이들이 많다. 펜싱은 상대와 겨루는 투기 종목임에도 체급이 없다. 대신 칼의 종류에 따라 종목이 달라진다. 칼은 종목별로 길이와 무게, 손잡이, 칼날 면까지 모두 다르다. 득점으로 인정되는 부위와 기술도 달라 종목별로 차이를 느끼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제99회 전국체전에서 플뢰레 종목 경기가 펼쳐지는 모습. [사진=이성희 기자] |
에빼(Epee)는 플러레와 같이 찌르기만 가능하나, 유효부위가 마스크와 장갑을 제외한 몸 전체다. 플뢰레와 달리 공격 우선권 개념이 없어 누구든 먼저 공격에 성공할 시 득점을 얻는다. 때문에 공격적인 경기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특징은 에빼가 검투사 간 결투에서 유래된 결과이기도 하다.
사브르(Sabre)는 팔을 포함한 상반신을 공격하는 종목이다. 찌르기만 허용되는 플뢰레, 에빼와 달리 유일하게 베기도 가능하다. 단 플뢰레와 마찬가지로 공격권이 있다. 사브르는 중세시대 기마병들의 싸움에서 유래된 종목이다. 세 종목 중 가장 짧은 칼(88㎝)을 사용한다.
대전 출신의 꽃미남 펜서 오상욱(대전시청)이 사브르 선수고, 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룬 하태규(대전도시공사)는 플뢰레 선수로 뛰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위원 2명, 심판 35명으로 심판분과위원회를 운영해 성공적인 경기 운영을 준비한 상태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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