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가 럼피스킨병 발생 농가 20km 반경 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
충남 서산시가 럼피스킨병 발생 농가 20km 반경 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
충남 서산시가 럼피스킨병 발생 농가 20km 반경 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
충남 서산시가 럼피스킨병 발생 농가 20km 반경 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
"한 마리만 탈이 나도 눈물 나는데, 어미 배 속에 든 새끼까지 하면 100마리도 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속이 어떻겄슈. 코로나가 세상을 뒤집어 놓드니 또 뭔 전염병이래유? 세상에 별별 전염병이 많다고 허지만 럼핀지 뭔지 이런 병도 있대유? 죽어라 키우면 뭐 헌대유? 아이고 속상혀 죽겄슈."
소 럼피스킨(Lumpy Skin·괴상피부)병이 발생한 충남 서산시 부석면 농장으로부터 2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한우 35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남선(56)씨는 23일 이같이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바로 옆 농장에서는 소 70마리를 살처분한 뒤 고온·고압처리하는 렌더링(Rendering)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농장에서 기르는 한우가 럼피스킨병에 걸린 것으로 전날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농장 주인은 "놀라기도 놀란 것이지만 밤이 새도록 소를 전부 살처분하는 과정을 지켜보느라 이제 말할 기운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농장 주인 부부가 죽을힘을 다해 소를 키워 하루에도 몇 마리씩 새끼를 낳기도 했는데 저렇게 됐으니 어떡하느냐"며 "임신한 암소도 여럿이라 손해가 이만저만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직 우리 소는 의심증세를 보이지 않아 다행인데, 주변 소독하고 백신 맞는 것 외에는 다른 수가 없다"며 "주변에 구제역이 발생했어도 우리 농장은 무사했듯이 이번에도 조용히 넘어가기만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부석면에서는 지난 20일부터 반경 1㎞ 내에 있는 6개 농장이 럼피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지금까지 이들 농장에서 기르는 383마리를 살처분했다. 많게는 한 곳에서 145마리(젖소)를 살처분 했으며, 확산을 막기 위해 전날부터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다.
부석면에서 50마리 이상 기르는 14개 농장(4천40마리)에는 자가 접종할 수 있도록 백신이 공급됐으며, 50마리 미만 소규모 농장 33곳(485마리)에는 공수의들이 직접 나가 접종하고 있다.
서산시 전체적으로는 20㎞ 방역대 내에 686농가가 2만8천126마리를 기르고 있다.
대규모 농장은 이날 중, 소규모 농가는 24일까지 접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규모 농장 접종을 위해 공수의 5명이 투입됐는데, 그마저도 일손이 부족해 수의사 출신인 최기중 서산태안축산농협 조합장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최 조합장은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면 축산인들은 경제적 손실보다 하루아침에 생업을 포기해야 하는 심적 고통이 더 크다"며 "하루빨리 이 상황을 종식해 농가 불안감을 덜어주는 것이 우리 역할인 만큼 최대한 빨리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엄청 큰일이 벌어진 것처럼 걱정하지만, 이제는 체계를 갖춰 대응하고 있으니 얼마든지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전염병은 돌고 도는 것이고 인체에는 감염되지 않는 만큼 너무 과민 반응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석면에는 한우 2천800여마리를 기르는 현대서산농장이 있고, 운산면에는 전국에 한우 정액을 공급하는 보증 씨수소 110마리를 포함해 2천500여마리를 관리하는 농협 한우개량사업소가 있어 서산시와 이들 기관은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두 기관은 평소에도 통제하던 일반인 출입을 전면 금지하는 한편 한우개량사업소를 관통하는 도로에는 2개 초소에 차량 소독기를 설치해 가동 중이다. 한우개량사업소는 전날부터 충남·경기·인천지역으로 정액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이 외에도 럼피스킨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음암면에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고, 럼피스킨병 발생농장과 발생농장 인근 3km에 통제 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의 소 떼 방북의 거점인 현대서산농장도 통제초소를 운영하고 방역활동을 진행하는 등 시에서는 총 6개의 거점 및 통제시설이 운영되며 럼피스킨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지난 22일 열린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아버지 소인 서산소를 품고 있는 운산지역의 한우개량사업소 절통방어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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