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부동산 정책과 10년 주기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부동산 정책과 10년 주기

경제부 박병주 부장

  • 승인 2023-10-18 15:10
  • 신문게재 2023-10-19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박병주
경제부 박병주 부장
두 달 전 때아닌 코로나19를 앓았다. 감염병이 한창 창궐할 당시도 버텼는데 끝내 피하진 못했다. 현재 코로나 장기 후유증인 '롱 코비드'에 시달리고 있다. 몸이 힘들고 처지는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받을 정도다. 이제 쉬이 피곤한 건 당연한 듯 받아들여진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3457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인구수 약 5155만여 명 중 67%가량이 코로나에 걸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확진자 중 20~30%가 코로나19 완치된 후에도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은 물론 심리적 불안과 우울, 수면장애, 탈모 등 다양한 고통을 호소한다. 적잖은 후유증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만큼 다수 국민은 부동산 후유증을 겪고 있다. 경기침체로 집값이 하락해 자산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치솟았던 집값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에 뛰어든 사람들의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특히 무리한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영끌족'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까지 떠안으며 집을 팔아야 처지에 놓였다.



대내외 악재가 부동산 경기침체에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정책도 원인으로 꼽힌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책 크게 바뀌면서 혼란을 더욱 가중 시켰다. 사전 준비를 못한 부동산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빠른 변화에 맞닥뜨렸다. 우스갯소리로 전문가들 조차 정책이 수시로 바뀌어 헷갈려 할 정도였다. 이렇게 쏟아낸 대책으로 많은 사람은 부동산 무지로 전락했다.

시장 변화에 따라 정권은 '규제'와 '완화'를 반복했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황에 맞춰 재탕, 삼탕 정책을 내놨다. 김대중 정부(1998~2003년) '완화' 정책, 노무현 정부(2003~2008년) '규제',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완화', 박근혜 정부(2013~2018년) '완화', 문재인 정부(2017~2022년) '규제', 윤석열 정부(2022년~) '완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윤석열 정부까지의 정책 기조다. 정권은 상황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꺼내 부동산 시장에 직접 관여했다.

시장도 바삐 움직였다. 정권마다 바뀌는 정책 등으로 '10년 주기설'이 풍문처럼 떠돈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과 침체가 반복하는 경험적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속 된 집값 하락으로 2012년과 비교한 10년 주기설이 다시금 거론된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최정점이 2012년이었다.

일각에선 10년 주기설에 대해 흐름을 구분 짓고, 어느 정도 변수에 대해 움직인 영향이라고 주장한다.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 이후 지난해부터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곳곳이 비명이다. 거래도 말라가고 있다. 미분양 공포에 신규 공급도 더디다. 일부 재개발 현장은 공사비 갈등으로 착공도 여의치 않다.

경기불황이 크게 부동산 시장까지 덮친 게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정부 정책도 크게 작용했다. 특히 '강력한 규제'에 초점을 맞춘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가장 뼈아프다. 이러한 여진은 지금도 계속된다. 임대차3법 이후 집값 폭등과 깡통전세 비율 급증에 따른 전세 사기가 속출했다.

역대급 침체와 시장 혼란에 윤석열 정부에서 관심을 끄는 건 단연 부동산 대책이다. 현 정부 또한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초점에 뒀다. 최근 부동산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 방안 발표하고 입법·행정 예고했다.

앞서 몇 차례 규제 완화 대책도 내놓은 바 있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다. 부동산 시장은 더욱 비관적이다. 일관성 있는 규제 완화와 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모든 정책이 계획한 방향대로 진행될 수 있는 건 아니다. 부동산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생물이다. 그렇다고 침체한 시장을 내버려 두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역대 정권 부동산 정책을 타산지석 삼아 전화위복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경제부 박병주 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