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시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건전한 기부문화 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천안을 비롯한 전국적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시는 홍순광 전 NH농협손해보험 부사장의 500만원 기부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후 자체 홍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기부활동 등의 행보가 미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담당 부서는 기부에 '경쟁'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기부액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서 시민에게 알 권리를 제공하는 지역 언론과 자료수집을 통해 입법을 다루는 국회의원 등에게까지 비공개 원칙을 내세웠다.
하지만 천안시의원들이 제263회 임시회 시정 질문을 통해 자료를 요구하자 최근까지 조성한 금액을 공개, 현재 명확한 이유도 설명치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담당 부서장과 前 팀장이 고향사랑기부제 성과가 좋지 않아 비공개를 고집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시는 올 초부터 시정질문 답변 기준까지 7370여만원을 모금했지만, 인구가 20배이상 적은 청양군은 8월말 기준 이보다 3.7배 많은 2억7348여만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청양군의 경우 벌초 대행 서비스 할인권, 칠갑산 오토캠핑장 이용권 등 49개 다양한 답례품이 준비돼있으며, 기부사연을 통한 공모 이벤트 등을 운영하면서 활발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
반면 천안시는 2022년 12월 2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향사랑기부 참여자에게 지급할 답례품 13개 업체 48개 품목을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현재 21개 답례품만 전시, 게다가 그중 2개는 품절인 상태로 취재가 시작되자 품목 손질에 나선 상태이다.
결국 첫소리만 요란했던 천안시 고향사랑기부제는 담당 부서의 소극 행정과 말도 안 되게 '경쟁방지를 위한 모금액 비공개 원칙'을 세워 복지부동(伏地不動)업무처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꾸준히 기부를 할 수 있는 기부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천안의 문화유산 등을 활용한 답례품 구성과 올바른 기부의 운영 방향을 잡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를 비공개로 해온 사실에 대해 잘못했다”고 실토했다.
천안=하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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