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건양대 총장 |
즉, 해당 법의 제정목적은 산업교육을 통한 창의적 역량 강화와 효율적인 연구개발 체제 구축으로 지역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해당 법이 추구하는 대학의 산학활동 방향은 명확하다. 고등교육기관이 국가 및 지역 산업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을 지식이 전달되는 사회적 지적자산의 매개체로 한정하지만, 이와 더불어 우리가 함께하는 공동체적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기제임을 망각하곤 한다. 심지어 산학활동을 그저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학 존립에 비춰 본질적이지 않으며, 산학활동을 장려하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학은 국가 및 지역공동체가 당면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 및 기술개발과 사업화 및 자문 활동을 수행함으로써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이는 1963년 '산업교육진흥법'이 처음 제정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관 관계 법령의 변화와 확대에도 불구하고 면면히 유지되는 핵심적인 방향이다.
지금 우리가 삶을 공유하는 공동체의 개념은 과거 1960년대와는 분명히 다르다. 특히 세계화와 대한민국이 선진국화됨에 따라 그저 우리가 거주하는 지역적 경계를 벗어나 보다 광범한 활동 영역인 세계로 공동체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즉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문제 해결에서 벗어나 글로벌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 노력이 우리의 중요한 문제 해결 범주 안에 들어온 것이다.
예를 들어, 기후 문제는 분명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하는 전 지구적 난제이다. 이는 대학이 소재하는 지역공동체의 단편적인 사회 문제가 아니라 지구 혹은 인류공동체가 협동하여 함께 해결해야 하는 사회, 정치, 경제적 문제이다.
이제 우리 대학은 단지 지역적 산학연협력에서 벗어나 글로벌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산학연협력은 대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핵심적 기능임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으나 그 범주를 대학 소재 지역의 문제 해결 및 발전뿐만 아니라 글로벌 산학연협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역과 연계된 세계화(Glocal)'는 미래 산학연협력의 중요한 방향이 돼야 할 것이다.
대학은 이를 위해 먼저 지역과 세계를 연계하는 가교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역적 경쟁력을 세계화시키고 동시에 세계적 수준의 학문과 연구 그리고 산업기술을 지역사회에 도입해 경쟁력있는 지역 산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야 한다. 이에 대학은 기존의 오래된 관습을 혁파하고 중·장기적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지역사회 거점 대학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대학은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기 때문에 산학연의 지역 생태계가 미비된 상태에서 글로벌 협력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가 당면한 사회 문제는 단지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세계화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한다. 우리의 경제구조는 다양한 산업적 가치사슬에 묶여 있으며 세계 경제 변화에 동조화돼 있다. 즉 세계적 문제가 우리의 문제이며, 반대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곧 세계적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과 지역사회는 글로컬 산학협력을 위해 세계적 산학연 공동체 구성하고, 이를 지역적 범주에서 벗어나 세계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용하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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