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3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대전은 과학도시로 도시를 브랜딩하고 동시에 각종 연구개발(R&D) 분야를 투자·유치해왔지만, 지역경제 이익으로 직접 순환시키진 못했다. 2000년대 이후 대전시장이 4년마다 바뀌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고 대규모 사업은 줄줄이 좌초되거나 표류해왔다.
대전엑스포 개최 30년인 올해 민선 8기 2년 차에 들어서면서 대전시는 체질개선을 위한 발돋움을 시작했다. 자체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대규모 미래 먹거리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그중 나노·반도체와 바이오·헬스, 우주·항공, 국방·드론·로봇까지 4대 핵심전략사업을 중심으로 일류경제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물론 기대하는 만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진 않다. 중도일보는 대전시가 제시하는 4대 핵심전략사업을 중심으로 세부 사업의 추진 경과를 살펴보고 보완해야 하는 지점을 담아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대전시의 경제도시 플랜을 진단하려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대전의 미래 먹거리, 4대 전략사업 성패에 달렸다
2. 돌파구 절실한 나노·반도체 산업… 국가산단 선정이 희망
3. 대전형 바이오 생태계, 융합 분야 선점이 핵심
4. 대전 우주산업을 글로벌 우주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5. 방산혁신클러스터 조성 그리고, 최대 국방기업 실증 도시
대전 유성구 원총동 첨단바이오메디컬 혁신지구 조감도. (제공=대전시) |
대전이 가지고 있는 과학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바이오산업을 이끌고, 더 나아가 반도체·AI·우주 분야까지도 융합한 바이오산업 분야를 만들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대전시에는 있는 바이오·헬스 산업 관련 벤처·중견기업은 307개다. 이중 상장사만 23개, 상장 확장한 기업도 2개며 매출액도 6000억 원을 초과했다. 시가총액도 1조를 넘는 기업이 5개나 있다.
산업적 강점은 연구개발(R&D)과 연구장비, 고급인력 등이 풍성하다는 점인데, 다른 도시와 달리 대기업 중심이 아닌 바이오 기업 간 자생적 네트워크로 구축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보 교류와 협업이 활발해 향후 발전 가능성도 더욱 큰 상황이다.
전체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고질적 한계로 지적받는 3고(불확실성·고비용·고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대전시는 앞서 지원체계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나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도 이뤄지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앞서 신산업을 발굴하고 디지털 융복합 바이오산업 육성 계획을 세웠는데, 세포주 기반 의료용 항체 신속제조 지원사업 추진, mRNA/DNA 기반 의약품 개발·생산 지원센터 구축, 항체의약품 특성분석 사업 지원, 바이오 연구개발 혁신 빅데이터 구축, 반도체·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 등이다.
여기에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우주바이오 산업 세부 발전계획을 세우고 바이오 융합 분야에서 가장 앞서 가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재 육성 분야에서도 '혁신 디지털 의과학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를 운영해 병원체자원 공동연구시설을 구축하고, 반도체 공정기반 나노메디컬 기술상용화 지원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바이오 관련 특화단지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원촌동 하수처리장 12만 평 부지에 4515억 원을 투입해 바이오 특화 고밀도 산업단지인 '첨단바이오 메디컬 혁신지구' 조성을 앞두고 있다.
한남대 대덕캠퍼스 내 대전바이오창업원 조감도. (제공=대전시) |
병원연계 협력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데, 대전에 있는 병원을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오메디컬 허브로 성장시키기 위한 연구개발과 임상단계에 필요한 협력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사업을 예정하고 있다. 대전테크노파크와 충남대병원이 주관하고, 건양대병원과 을지대병원이 참여해 2027년까지 시비 32억 원을 투입해 인체 자원 데이터 표준화와 관리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인체 자원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이 주 내용이다.
다만 넓게 포진한 대전형 바이오 생태계 조성 전략에서 예산 효율성과 구체적 성과 창출을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해 가시적 성과물을 만들어 낼 필요도 있다는 점이다.
한선희 대전시 전략사업추진실장은 "대전형 바이오 생태계 조성을 통해 대전으로 기술과 인력, 자금, 일자리가 모이는 핵심거점도시로 견인하겠다"며 "산업 전반을 선도하는 동시에 추진하는 사업에서 보완해야 하는 부분들도 빠르게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