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비명계로 분류되는 자당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에 잇달아 도전장을 내면서다. 이들이 현역 중심으로 짜인 기존 선거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와 함께 첨예한 계파 갈등이 지역에도 번져 선거 과정에서 지역의 어젠다가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4·10 국회의원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전 민주당의 내부 경쟁이 본격화되는 중이다. 대전의 국회의원 7개 의석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현역들이 자신들의 인지도와 조직을 바탕으로 건재함을 유지해 그동안 특별한 도전자가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이재명 당 대표 중심 체제가 공고해지고 선거가 점점 다가오자 지역 친명 인사들이 잇달아 도전장을 내고 있다.
먼저 오광영 전 대전시의원은 유성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곳은 재선 조승래 의원의 지역구다. 조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중도적 행보로 범비명계로 분류된다. 오광영 전 의원은 출마 선언 당시 이재명 대표 중심의 단결과 여권과의 전면전을 주장해 자신의 친명 이미지 부각과 조 의원과의 차별화를 노렸다. 그는 강성 친명계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소속이기도 하다.
유성구을에선 이경 상근부대변인이 5선 이상민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이상민 의원은 비명계 대표 인사 중 하나다. 이경 부대변인은 여권과의 여론전 전면에 나서 공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선명한 색깔을 내세워 지지층을 넓히는 중이다. 허태정 전 대전시장도 이재명 대표의 단식장을 찾고 이상민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친명 활동을 공식화한 상황이다.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은 대덕구에서 박영순 의원과 대결을 준비 중이다. 출마 여부를 고심하던 박정현 전 청장은 최근 도전을 결심하고 주변에 뜻을 알리고 있다. 최근엔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에 거론되며 존재감을 한층 높였다. 장철민 의원의 지역구인 동구에선 정경수 변호사가 물밑서 뛰고 있다. 박영순, 장철민 의원 모두 비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친명계 인사인 장종태 전 서구청장도 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의 진격을 두곤 평가가 엇갈린다. 긍정적 측면으론 기존 현역 중심의 대전 민주당 구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건강한 경쟁으로 선거 앞 당내 분위기를 돋우고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친명 대 비명 구도가 자리잡힐 경우 지역의 다양한 의제가 실종된 채 권력 쟁탈전만 벌이는 '대전판 계파 갈등'이 실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모 인사는 "친명과 비명 간 계파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곤 하지만 양측의 공천 경쟁은 결국 피할 수 없다"며 "일단 비명계 현역과 친명계 원외 인사들의 대결 구도가 자리잡히고 있다. 이후 본격적인 공천 경쟁에서 첨예한 계파 갈등이 다시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