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윤경준 |
하지만 이런 억울함은 단번에 풀렸다. 지난 8월 '2023 대전 0시 축제'를 다녀간 관광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말 재밌다"라는 호평이 일색이다. 8월 11일(금)부터 17일(목) 까지 중앙로 일원(대전역~옛 충남도청)에서 일주일간 열린 축제는 대전의 과거, 현재, 미래로 떠나는 시간 여행 축제로 구성되었고 과거의 뉴트로 대전부르스, 현재의 대한민국 D-컬쳐, 미래의 미래도시 대전을 주제로 기성세대부터 MZ세대까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짜여져 근래 가장 성공적인 축제로 남을 만큼 많은 이슈를 남겼다.
특히 대전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경제 활성화 축제라는 점과 한여름 밤을 다른 시각으로 즐기는 길거리 문화예술 축제가 어우러져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객들에겐 재미와 문화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3박자가 갖춰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축제의 이름도 국민애창곡으로 불리는 '대전 부르스'의 '잘 있거라 나는 간다~ 대전발 0시 50분~'이라는 가사를 모티브로 친근하고 애착 가는 단어를 선택해 흥미를 유발한 부분도 이색적이다.
이런 다양한 아이디어와 탄탄하게 구성된 기획 덕분에 '대전 0시 축제'는 대전엑스포 이래 단일행사 최대 방문객인 110만 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되었고 국제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경쟁력을 갖춘 축제로의 발돋움이 기대된다. 특히 전체 방문객 중 타지인의 비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대전을 축제의 도시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즐겁고 행복한 축제로 인식한 도시를 관광과 연계해 재방문할 가능성은 아주 크기에 향후 관광도시로의 부각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처음 개최된 축제지만 110만 명의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이 되었고, 지역민이 운영하는 가게는 평상시 매출의 2배 이상을 연일 기록할 만큼 원도심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 정도의 큰 성과를 내고 일주일간이나 이어졌지만, 축제행사장은 쓰레기 없이 깨끗함을 유지하고 청결한 환경을 유지했다는 것과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축제를 준비한 대전시의 노력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알게 한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매일 행사장을 점검할 만큼 안전에 신경을 썼다고 하니 그에 대한 보상의 결과라 할 수도 있겠다.
사실 대전은 역사명소와 문화명소, 과학명소 등 볼거리가 굉장히 풍부한 도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맛집도 많고 주변 경관을 포함해 즐길 거리도 훌륭하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크게 알려지지 않고 그동안 갇혀있던 이런 명소들이 이번 축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 한 번의 성공으로 모든 것을 가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대전이 '0시 축제'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한 것은 확실하다. 대전을 찾아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야 누구든 다시 찾게 된다. 이번 축제의 성공을 토대로 숨겨진 대전의 명소들을 더 알리고 축제와 관광의 '꿀잼도시' 대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대전 관광의 새 출발점으로 일컬어질 '0시 축제'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강력한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해 나갈 그날을 기대해본다.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윤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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