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권일 건강증진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
시간이 더 지나 호르몬 결핍이 만성적으로 되면, 질건조감, 성교통에 따른 성욕감퇴 또는 기피, 위축성 질염, 방광염, 배뇨장애와 같은 비뇨생식기계의 위축에 따른 증상, 불안과 신경과민, 기억력 감퇴와 같은 정신적 증상, 피부의 건조와 노화, 근육통, 관절통과 같은 피부관절계의 변화, 골감소증을 거쳐 골다공증으로 진행됨에 따른 골절의 증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여성호르몬 결핍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폐경 증상의 치료는 결핍된 여성호르몬을 약물 형태로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호르몬대체요법이다. 호르몬대체요법의 가장 큰 이점은 폐경 증상을 없애고 삶의 질을 좋게 유지시키는 것이다. 그 외의 이점으로는 폐경 초기부터 호르몬 치료를 할 경우, 관상동맥 질환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감소시켜 건강증진을 기대할 수 있으며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폐경 여성은 스스로 이점과 위험을 고려해 호르몬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결론은 폐경된 지 10년 이내, 나이로는 60세 이전인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 시행의 이점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폐경 증상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호르몬대체요법을 받으면 유방암이 발생할까 봐 견디기 힘든 증상을 참고 지내는 경우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폐경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50세 초반의 여성들이 위와 같은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무작정 치료를 기피할 것이 아니라 호르몬 치료에 대하여 의사와 상담하기를 권한다.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으로 불규칙한 출혈, 유방압통, 체중증가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일시적으로 있다가 없어지거나 증상이 경미해 일반적으로 문제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상당수 환자가 치료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질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5~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시행한 경우에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한다곤 하지만 이 또한 경미한 정도이며, 정기적인 유방암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고 보고되어 있다. 더욱이 호르몬대체요법을 받던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유방암은 대개는 조기 발견이며 악성의 등급도 낮아서 치료 결과도 좋은 편이다. 또 자연적으로 발생한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호르몬대체요법을 시행할 경우 대장암 및 직장암, 자궁내막암의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시작한다. 폐경 초기인 50대 초반은 불편한 증상이 가장 심한 시기이기도 하고 치료를 통해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호르몬대체요법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나이로는 폐경된 지 10년 이내 또는 60세까지 지속할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치료 중단을 권한다. 이전에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았던 여성의 경우 60세 이후에 새롭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호르몬 치료를 지속하는 동안에는 매년마다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사, 간기능검사 등의 혈액검사를 받아서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과거 유방암의 병력이 있는 경우, 난소암 또는 자궁내막암의 병력이 있는 경우, 급성 혈전 장애, 진단이 되지 않은 질출혈이 있는 경우, 간염이나 담낭 질환, 이미 고위험의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를 받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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