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한센인 마을 '충광마을' 40년 숙원 해소

국민권익위, 공유지 갈등 현장 조정회의로 해결
세종시-한국국토정보공사 협의·조정 통해 공용주차용 무상 이용

세종 한센인 마을인 '충광마을'의 40년 숙원사항이 해소됐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위원장 김홍일)는 최근 충광마을 정착민들의 40년 넘은 공유지 숙원사항을 세종시청에서 김홍일 위원장 주재로 현장 조정회의를 통해 해결했다.

한센인들은 정부의 격리정책과 사회적 차별 속에 1973년 이후 세종 부강면 등곡리 산143번지(구 청원군 부용면) 폐광산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함바집'을 수리하고 임야를 개간해 거주하기 시작했으며, 1977년께 충광교회 건립 이후 주변 한센인들의 이주가 증가하면서 정착촌(충광마을)을 형성했다.

이들은 그간 축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왔으나, 현재는 대부분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으로 열악한 복지와 환경 속에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해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착민들은 "구 청원군 때부터 임야를 개간해 마을 주차장 등으로 조성, 수년간 대부료를 납부하며 사용해 온 세종 부강면 등곡리 400-12, 400-13 시유지를 불하해 주거나 무상 사용토록 해 달라"고 국민권익위에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여러 차례의 현장조사와 기관협의·의견수렴 등을 거쳐 조정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세종시는 해당 민원토지를 행정재산으로 변경·관리하도록 지목변경과 지적공부 정리 등 제반 절차를 이행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착민들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공용주차장 조성 등 공익사업을 시행해 해당 민원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등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국민권익위와의 업무협약(MOU)과 옴부즈맨 운영계획 등에 따라 해당 민원 토지의 지적측량을 실시, 한센인 정착촌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측량비용 경감 등 민원해소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김홍일 위원장은 "이번 조정으로 사회의 편견과 차별 속에 힘든 삶을 살아온 한센인 정착촌 충광마을 주민들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해소된 데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정착촌의 열악한 환경·복지 등 제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한센인들에 대한 이해와 범정부적인 협조·참여가 필요한 만큼 관계부처와 지자체 및 사회 각계각층의 각별한 관심과 동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