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전시립무용단이 시애틀 메카우홀에서 1부 고향의 봄을 공연하는 모습. |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었던 만큼 9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국 시애틀과 포틀랜드 일대의 유명 공연장에서 세 차례 공연해 박수갈채를 받고 왔다. 특히 대전 출신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의 일대기를 다룬 '천몽' 등 대전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무용 공연을 선보여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공연을 끝내고 돌아온 김평호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과 주역 무용수인 김임중, 이지영, 이현수, 서예린 수석 단원을 만나 이번 투어의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평호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 |
김평호 예술감독은 "메카우홀의 경우 전문 스텝이 음향, 조명 등 파트별로 25명이나 되는데, 무대 장인들이 많아 걱정을 덜 수 있었다"며 "1부 끝나고 관객 반응을 살피러 갔는데, 엉엉 우시는 교포도 계셨다. 우리 작품이 신비롭고, 혼이 담겨 있는 거 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6일 메카우홀 객석 모습 |
왼쪽부터 김임중, 이지영, 이현수, 서예린 무용수 |
29일 포틀랜드 공연장에서 진행한 1부 선비춤 공연 모습. |
이어 김평호 감독은 "우리 민족이 가진 음악의 언어가 엄청나다고 본다"며 "오페라와 발레, 뮤지컬 등 외국 공연 대부분은 4분의 4박자다. 우리는 가장 느린 음악이지만, 엄청난 리듬과 장단, 드라마틱한 기승전결을 가지고 춤을 만든다. 흥도 있지만, 심금을 울리는 한의 정서도 있어 복합적인 정서가 해외 인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27일 우먼스 유니버시티 클럽에서 진행한 장구춤 공연 모습 |
이현수 단원은 "시차 적응이 안된 채로 일정이 타이트하게 진행되다 보니 컨디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이번 투어를 통해 공연을 준비하고 쉴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해외 공연이 이번이 끝은 아니다. 매년 무용단을 비롯해 대전시립예술단은 해외공연을 했었다. 코로나19로 3년간 주춤하기도 했지만, 내년부터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시작으로 다시 해외에 나간다. 대전의 문화예술을 본격적으로 알릴 시기가 온 거다.
김평호 감독은 "앞으로 단체별로 대규모 인원이 해외에 나갈 때도 있지만, 소규모로도 세계 시장에 노크를 해볼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에든버러 축제 등 해외 페스티벌에 소규모로 가서 공연을 통해 대전을 알리는 등 세계 시장에 도전해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26일 시애틀메카우홀에서 선보인 1부 부채춤 공연 모습 |
김 감독은 "대전시립예술단 전체가 참여하는 대전을 대표하는 오페라공연이 있으면 좋겠다"며 "20년 전에는 뮤페라(뮤지컬+오페라) '신 실크로드' 등 대전시립예술단이 함께 공연하기도 했지만, 단체들의 스케줄이 있고 주도해서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도 없다 보니 각자도생하게 된 거 같다. 예술단 전체가 하나가 돼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본다"고 말했다.
이현수 단원은 "좋은 공연 레파토리는 계속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며 "물론 앵콜 공연을 계속하면 관객들의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거듭 공연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고 그에 대한 지원도 수반돼야 한다. 사실 예산이 가장 큰데, 앞으로의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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