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말입니다. 그는 평생 3가지 질문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합니다.
1. "그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가?"
2. "그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3. "그대에게 가장 값진 시간은 언제인가?"
이 질문에 대해 '톨스토이'는 정답까지도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지금 그대와 함께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그대가 하고 있는 일이며,
-가장 값진 시간은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일이라고.
그가 왜 이런 말을 하게 되었는지 알아볼까요?
'톨스토이'가 여행 중 한 주막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주막집에는 몸이 아픈 딸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톨스토이가 가지고 있던 빨간 가방이 좋아 보였는지 그 가방을 달라고 졸라댔습니다.
'톨스토이'는 그 빨간 가방에는 짐이 있고 지금은 여행 중이라 줄 수 없으니,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러서 주겠다고 아이에게 약속했습니다.
얼마 후 여행을 마치고 약속대로 그 아이에게 가방을 주려고 주막집에 들렀을 때, '톨스토이'는 그가 떠난 뒤 그 아이가 곧바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톨스토이'는 그 아이의 무덤을 찾아가 '비석'에 한 글귀를 새겼습니다.
바로 "사랑을 미루지 말라!"라는 말이었습니다.
인간이 알몸으로 태어나는 이유는 이 세상에 충만한 사랑으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고,
알몸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이 세상에서 체험하고 쌓은 사랑을 모두 이 세상에 그대로 놓아두고 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내일은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시간은 나의 '미룸'을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사랑할 때'입니다.
"가장 값진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Let's remember this moment !
제게는 1남 3녀의 자녀들이 있습니다.
새벽 5시에 출근 길에 나서는 아들은 전화를 걸어와 내 목소리를 듣고 건강을 체크합니다. 이런 아들에게 피곤한 삶을 살게 해준 제가 참으로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부(富)를 물려주지 못하는데서 오는 미안함입니다.
그러나 며느리를 비롯해 가족이 화목하고 건강하며 손자 손녀와 손자며느리가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 늘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큰딸과 막내딸은 대전에 살고 있고 둘째딸은 서울 초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자녀들에게는 남을 향해 '칭찬'말고는 하지 말고, 상대가 없는 곳에서는 그를 비난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줍니다. 그리고 법정에서의 다툼 말고는 싸움에서 이기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과의 관계도 원만합니다.
또한 제게는 많은 아우들과 여동생들, 그리고 또 다른 자녀들이 여러 명 있습니다.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더니 다가와 제 손을 잡은 자녀들입니다.
물론 그런 고백을 듣고 멀어져 간 분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자녀들은 제가 고백을 했더니 다가와 마음의 문을 열었던 것입니다.
그 열려진 마음의 속내에 어떤 것들이 들어있는지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고해(苦海)'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그들과 함께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그들의 말을 경청해 줍니다. 듣고 있노라면 해결 방법이 꼭 생기더군요. 하나님의 은혜로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시나요? 생각해 보세요.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가를. 그런 관계로 사랑을 이어가고 있으니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꼭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무엇인지 아나요?
그것은 새 생명을 낳아 품안에 안겨주는 것입니다. 새 생명이 품안에 안겨 재롱 떠는 모습이야말로 지상 최대의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새벽(2023년 10월 7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침 걷기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제가 사랑한다고 고백해서 제 손을 잡은 막내딸입니다. 이른 새벽, 아무도 찾지 않는 현충원 잔디밭에 앉아 있다가 왔다는 군요. 이른 새벽 현충원 잔디밭에 왜 갔겠어요. 울기 위해 갔을 겁니다. 그 심정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우는 삶을 살지 말라고 하면서 10만 원을 통장에 입금시켜 주더군요. 아버지가 자신만만하게 살아야 저같은 자녀들이 힘을 얻는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이제 톨스토이의 말로 끝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사랑을 미루지 말라."
그리고 한 마디 더.
"마음을 열라. 열되 활짝 열라. 막내가 품에 안겨 싫컷 울도록 활짝 열라."
김용복/극작가, 평론가
김용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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