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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구봉산 둘레길 걷기대회 행사 개최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구봉산이 물들었나 빨갛게 젖어가는 단풍잎 산그늘 타고 흐르네~"
10월 7일 오전 9시 가을이 무르익은 대전 서구 구봉산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전 서구가 주최하고 중도일보사가 후원하는 '2023 구봉산 둘레길 걷기 행사'가 열린 날. 구봉산은 경쾌한 '구봉산 메아리'의 가사처럼 붉은 단풍으로 물들고 있었다. 가을에 유독 더 아름답기로 유명해서인지 이날 첫 행사임에도 이른 아침부터 1000여 명의 참가자가 행사 시작지점인 서구 선유근린공원을 찾았다.
대회 코스는 4.5㎞. 지난해 새롭게 조성된 산책로인 구봉산 둘레길을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선유근린공원 주차장에서 시작해 구봉약수터와 성애노인요양원을 거쳐 다시 선유근린공원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됐다. 오전 10시 20분 출발신호와 함께 많은 인파가 도심을 뒤로하고 산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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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둘레길 걷기대회 개최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회색 도시 건너편에는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물들어가는 울창한 숲이 있다. 둘레길 조성으로 새로 생긴 목재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구봉산의 풍경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둘레길은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자연을 배경으로 곳곳에 포토존이 있어 가족과 사진을 찍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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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둘레길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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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둘레길에서 사진을 찍는 참가자들 (사진=정바름 기자) |
구봉산 초입로에 다다르자 신발 끈을 고쳐 묶었다. 드디어 오르막길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지만, 숲으로 들어갈수록 가을의 정취를 완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떨어진 낙엽 속에서 한 참가자가 상수리나무의 작은 도토리를 찾아 보여줬다. 이걸로 맛난 도토리묵을 만든단다. 참가자들의 등산하는 모습도 가지각색이었다. 요즘 맨발 등산이 유행해서인지, 본격적으로 신발을 벗고 흙길을 걷는 이도 있었다. 함께 가져온 간식을 나눠 먹으며 힘을 보충하거나 정상에 올라 '구봉산 메아리'를 외치는 이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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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둘레길 걷기행사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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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가자가 찾은 도토리 (사진=정바름 기자) |
기분 좋은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역력했다. 힘들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인을 따라 의기양양하게 도착지점에 들어오는 강아지도 보였다.
반려견 하늘이와 함께 온 정 모 씨(50대) 부부는 "평소에도 등산을 자주 해 하늘이가 대둔산도 잘 탄다"며 "이곳 구봉산도 전에 한번 와본 적이 있는데, 조금 더 다듬긴 해야겠지만, 길이 괜찮았다"고 말하기 했다. 이날 참가자들이 행사 기념품을 넣어갈 수 있도록, 용도를 다한 현수막으로 만든 친환경 에코백도 제공됐다.
걷기 행사에 참여한 김은정(34) 씨는 "주말 아침에 가족 함께 가을 풍경을 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셔 뿌듯하다"며 "이런 자연보호를 위해 현수막 에코백 선물 등 자연을 생각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도 좋았다.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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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대회 행사에 주인과 함께 온 반려견 하늘이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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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 둘레길 걷기대회 개최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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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종료 후 참가자들에게 나눠 준 현수막으로 만든 친환경 에코백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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