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대학병원에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한 곳 뿐인 대전에서 중증진료 여건은 다른 광역시보다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중도일보DB) |
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대전과 충남에서 고난도 의료행위를 수행할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한 심사를 시작한 가운데 대전의 의료이용 수요가 실제보다 과소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날 공개한 '충청남도 보건의료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논산시와 공주·계룡시, 금산군에서 환자가 주로 찾는 의료기관을 보면 전국 단위에서는 대전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논산시의 경우 지역 환자가 다른 지역에서 진료받는 유출 다빈도 지역을 살펴 보면 도내에서는 계룡시와 부여군, 공주시 순이었고, 전국 단위에서는 대전시(57.9%)가 충남도(11.3%)보다 높았다. 계룡시와 금산군 공주시 등에서도 지역 환자들이 이용하는 의료기관 지역을 보면 대전에 있는 병원을 더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의 경우 주로 서울, 대전, 천안 소재의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충남권역 상급종합병원은 천안에 2곳 1861병상을 운영할 때 대전에서는 상급종합병원 한 곳에 1263병상 규모뿐이다.
특히, 정부는 충남권역에 필요한 상급종합병원 적정 규모를 3593병상으로 제시했으나, 실제로 천안 2곳과 대전 1곳에서 지정된 가용 상급 병상은 3124병상으로 적정 규모보다 469병상 부족하다. 충북권역의 경우 1497병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운영 중인 상급종합병원은 788병상으로 절반에 가까운 707병상은 확보되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인력과 시설 등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수준을 갖춘 병원이 있음에도 추가로 지정하지 않고 적정 병상보다 적게 운영하는 것은 지역 주민들이 중증의 전문진료 받을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대전 의료계에서는 전국 45개 상급종합병원 중 22개 병원이 서울과 경기도에 밀집하고 대구 5곳, 부산 4곳일 때 대전시가 울산과 함께 1곳뿐인 현실을 이번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대전에 종합병원은 7곳에 이르나 상급종합병원은 한 곳뿐으로 환자들의 의료이용 수요에 비해 중증 진료의 상급병원이 부족해 환자를 놓치고 원정진료의 어려움을 초래한다"며 "2028년까지 수도권에 최대 6600병상이 확대될 예정으로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 쏠림에 대응할 지역 거점 확보 차원에서도 대전에 상급종합병원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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