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UCLG(세계지방정부연합) 행사가 열린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을 포함 자매·우호도시 대표자들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이성희 기자 |
과거 22년간 과학도시 브랜드를 내걸며 대전시가 주도했던 세계과학도시연합(WTA: World Technopolis Association)이 해체된 지 3년 여만이다.
45개국 99개 회원도시가 가입할 정도로 대전시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유일한 국제단체로 해체 당시 아쉬움과 우려가 컸다는 점에서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이 어떤 위상과 역할을 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시는 10월 5∼6일 '2023 세계혁신도시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서 글로벌 경제 강소도시의 혁신정책 사례를 발표하고 도시발전모델 등을 논의하지만, 대전시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구성이다.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의 전신은 대전시가 의장도시로 주도했던 WTA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대전시 주도로 설립한 국제단체인 WTA 초대회장은 홍선기 전 대전시장으로, 2020년 해체되기까지 22년 동안 대전시의 과학도시 브랜드를 견고히 유지하면서 대덕특구의 과학기술 등을 활용해 UNESCO와 저개발국 과학단지 조성, 기술단지·창업센터 등을 지원하는 활동까지 해왔다. 창립 초기 10개국 23개 회원에서 시작해 45개국 99개 회원을 보유한 국제단체로 성장했었다.
하지만 협의체 가입 회원국의 탈퇴와 자매·결연도시와의 차별성 부재, 대전시가 자체적으로 감당하고 있던 운영비의 재정부담에다, 2017년 감사원이 2007년부터 당해 년까지 32억 원의 예산을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전액 시비로 지급해 재정에 부담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면서 2020년 해체됐다.
하지만 대전시가 유일하게 주도한 국제단체로, 연합체 구성부터 의장도시 역할을 했던 지위를 내려놓으면서 안팎에서 아쉬움이 많았었다. 그만큼 재구성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물론 민선 7기가 WTA를 대신해 '글로벌 과학포럼' 창립을 추진하기로 하고 준비했지만, 구체화 되지 못하다가 민선 8기 출범 후 과학도시 연합체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경제과학도시연합으로 확대해 발전시킬 구상을 시작했고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행사의 성공적 개최 이후 글로벌 경제협력을 강화할 계획까지 제시했다.
이를 통해 대전시는 4대 핵심사업으로 두고 있는 ▲나노·반도체 ▲바이오 ▲우주산업 ▲방위산업의 산업 생태계를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을 활용해 세계로 연계·확장할 의지도 보이고 있다.
2023 세계혁신도시포럼 둘째 날인 6일, 스페인 말라가·미국 시애틀·미국 몽고메리카운티·캐나다 캘거리·독일 도르트문트 등 포럼 참가국과 비공개 토의를 진행하는데, 6개 도시 대표는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 한계점으로 나타났던 회원도시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집행위 효율성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한 각종 행사 개최 등의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올해 포럼은 대전을 포함 6개 도시와 공감대 형성을 위한 사전포럼의 성격이며 2024년 2차 포럼을 통해 10개 내외 강소도시와 과학·경제분야 실질적 교류를 위한 협의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2024년까지 창립 포럼과 조례·행정적 준비 과정을 마치고 조직 구성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2025년부터는 실질적인 운영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아주 긴밀한 협력으로 세계 과학기술의 흐름을 읽고 실익을 교류할 수 있도록 (도시를) 결합하려 한다"며 "WTA는 100여 개가 넘는 나라의 외교적 기구였다면,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은 경제·과학 분야의 실질적 교류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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