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지역의 한 시중은행 ATM기 점포 안내문. 사진=이유나기자. |
3일 기자가 찾은 대전 한 은행 점포 ATM기 앞엔 '충청지역 5만 원권 부족으로 지급 교환이 제한될 수 있음을 안내 드린다.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해당 안내문을 붙인 지역의 한 시중은행 점포 관계자는 "5만 원 권이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수요가 많아서 계속 부족했다"며 "고객들이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5만 원권 지급이 제한될 수 있음을 미리 알리고 있다"고 답했다.
가족 간 만남이 잦은 명절을 앞두고 화폐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지역 시중은행 관계자는 "명절 전에는 현금을 인출하는 손님이 증가하며 통상 5만 원권이 부족하곤 했다"며 "하지만 이는 은행이나 지점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 사는 20대 A씨는 "부모님께 명절 선물로 현금을 드리며 5만 원 신권을 인출했다"며 "5만 원권이 출시된 이후 만 원짜리 지폐를 내밀기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5만원 권 지폐 발행액은 지속 증가 추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화폐발행 잔액을 보면, 5만 원권 발행 잔액은 2012년 32조 7664억 8700만 원에서 2022년 152조 9407억 3900만 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반면 1만 원권 발행 잔액은 2012년 16조 9660억 1900만 원에서 2022년 16조 3750억 5500만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화폐발행 잔액(176조 8000억)에서 5만 원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8.1%로 155조 7000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1만 원권 지폐 발행 잔액은 15조 6000억 원으로 전체 화폐발행 잔액 비중의 8.8%를 차지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충청권의 5만 원권 수요도 높은 상황이지만, 전체적인 물량 부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관계자는 "5만 원권 수요는 금액 기준으론 제일 높지만, 올해 5만 원권 환수액이 증가하며 순 발행액은 오히려 줄었다"며 "지역에 5만 원권 물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며, 이는 은행 지점마다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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