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正正) : 말과 행동이 바른 모습
당당(堂堂) : 다른 사람에게 내세울 만큼 떳떳하고 번듯한 모습
'정정당당(正正堂堂)'이란 표현은 손자(孫子)가 쓴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나오는 말이다.
곧 정정지기 당당지진(正正之氣 堂堂之陳)의 준말인 셈이다.
여기서 '정정지기'란 깃발 끝이 맞게 정제되어 있는 모양을 가리키며, '당당지진'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위용(威容)이 제대로 갖춰진 정연(整然)한 진용(陣容)을 의미한다.(인터넷 사전 참조)
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이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성도 항저우(杭州)시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항저우를 상징하는 연꽃을 스타디움의 외관에 생생하게 표출해 '대형 연꽃'으로 불리는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5년 만에 하계 아시안게임 성화(聖火)가 다시 타오르면서 OCA(Olympic Council of Asia/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에 속한 45개 국가의 각 나라 선수들이 입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 인구 46억 명들이 즐기고 경쟁할 17일간 열전이 시작됐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일 중 경쟁하면서도 정정당당하게 겨루어 그 목표를 달성하고 보람을 찾는 일에는 스포츠 경기가 가장 신선하고 정당하다고 할 수 있겠다.
'서경(書經) 홍범편(洪範篇)'에 "정치를 함에도 편벽과 편당이 없어야한다"라고 적고 있다.
無偏無黨 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平(무편무당 왕도탕탕 무당무편 왕도평평/ 편벽됨이 없고 편당함이 없으면 왕의 도가 탕탕하며, 편당함이 없고 편벽함이 없으면 왕의 도가 평평하다. 유교경전인 서경(書經) 홍범(洪範)편에 기록된 말이다.
춘추시대 송나라 양왕(襄王)의 아버지 환공(桓公)은 병석에 누웠다. 당시 태자였던 자보(玆父)는 인덕(仁德)이 있는 서형(庶兄/ 배다른 형)인 목이(目夷)에게 왕위를 양보하려 했으나 목이는 사양하였다. 환공이 죽은 뒤 자보(玆父)가 왕위를 계승했으니, 그가 바로 송양공(宋襄公)이다. 양공은 이복형인 목이(目夷)를 재상으로 삼았다.
얼마 후 양공(襄公)이 정(鄭)나라를 쳤다. 재상 목이가 결사반대 했음에도 양공은 기어코 전쟁을 일으켰고, 그 해 가을에 초(楚)나라는 정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대군을 파병했으며, 결국 송나라는 초나라와 격돌하게 된다.
이 때 초나라 군대는 많았고 송나라의 군세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마침 송나라 군대가 전장에 먼저 도착하여 강을 건너는 초나라 군대를 공격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어떤 군대라도 강을 건너는 도중에는 병사들 움직임이 둔해지고, 엄폐를 할 수 없으므로 매우 무력해지기 때문에 이 때 기습하면 송나라가 매우 유리하게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양공은 초나라 군대 전군이 다 강을 건널 때까지 공격하지 않았다. 재상 목이는 강을 건너는 동안 적을 기습하면 이길 수 있다고 양공에게 진언했지만 양공은 듣지 않았다.
송나라가 공격하지 않았으므로 초나라 군대는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고, 이제 막 상륙한 참이라 아직 진형을 갖추지 못했다. 진형을 갖추지 못한 군대는 훨씬 불리하므로 이 때를 노려서 공격하면 승산이 충분히 있었다. 재상 목이가 양공에게 진언했다. "적은 많고 아군은 적습니다.적이 전열(戰列)을 가다듬기 전에 쳐야 하옵니다."
하지만 양공은 듣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자는 어떤 경우든 남의 약점을 노리는 비겁한 짓은 해선 안 됩니다."
결국 양공은 초나라 군사가 전열을 다 가다듬고 진을 친 다음에야 공격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송나라 군대는 숫자가 적었다. 그래도 정정당당하게 싸웠다. 그러나 질 수밖에 없엇다. 양공 역시 이 전투에서 중상을 입었다.
이렇게 되자 송나라에는 양공을 비난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그러자, 양공은 "군자는 사람이 어려울 때를 노리는 게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목이는 "전쟁은 예의를 차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하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시의 법도는)평시의 법도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적에게 예의를 다 차려줄 거라면) 차라리 싸우기 전에 항복해주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라고 반박했다.
손자는 병법 시계편(始計篇)에서 이렇게 말한다.
實而備之 强而避之(실이비지 강이피지/적이 충실하면 대비하고, 적이 강하면 피한다.
곧 적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때에는 무리한 공격을 하기보다는 한발 물러서서 아군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현명하고, 적의 군세가 강대하여 승산이 전혀 없다고 판단될 때는 일단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정치에는 정정당당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매양 허언(虛言)에 국민을 속이고 자신의 권력유지에 온 힘을 쏟는다면 민심(民心)은 반드시 올바름을 선택할 것이다.
맹자(孟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공손추장구상(公孫丑章句上)
自反而縮 雖千萬人 吾往矣(자반이축 수천만인 오왕의)- 스스로 (자신을)돌이켜 보아 자신이 올바르면 (상대가)비록 천만의 사람이라도 나는 갈 것이니라.
여기서 縮(축)은 '바르게 하다.' '곧게 하다.'라는 뜻이다.
곧 스스로 올바르고 떳떳하다면 누구를 상대함에도 두려울 것이 없으니 오로지 의연하고 당당하게 실행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모든 생활(사업, 공부, 정치, 예술, 오락 등)이 남이 올바르다고 인정할 때 자신은 당당하여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소신(所信)을 갖는 삶이 중요하다.(자신을 돌아보아 올바르고 떳떳할 때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것이다.)
항주의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젊은이들의 스포츠 정신에서 정정당당함을 배워 삶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장상현/인문학 교수
장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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