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국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건희컬렉션 (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
◆ '이건희 컬렉션' 아직 못 봤다면 '주목'=대전시립미술관은 10월 1일까지 '이건희컬렉션 신화가 된 화가' 전시를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협력망 사업의 일환으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국현에 기증한 1488점 중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순회전이다.
대전 전시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 50점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대전시립미술관이 자체 기획한 한국 근현대미술 1세대 작가인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장욱진의 수작도 감상할 수 있다. 당초 9월 10일까지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연이은 예약 매진 행렬에 관람 기간이 연장된 바 있다.
전시는 회당 관람 인원 100명, 1일 총 11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네이버 사전예약 시스템을 통해 예매할 수 있고 관람료는 성인 500원, 어린이·청소년 300원이다. 전시는 대전시립미술관 1전시실, 2전시실에서 진행한다.
20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작가 성민우 작품 (사진=대전시립미술관) |
이동훈 미술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미술상 중 하나다.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교육자인 故 이동훈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2003년 제정됐다. 매년 회화· 조각· 공예· 판화· 설치· 미디어 등의 부문에서 충청권의 명망 있는 작가를 선정하는데, 지난해 30~50대 작가에게 수여하는 특별상 수상자로 성민우, 연상록 작가가 선정돼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
두 작가는 각기 다른 개성으로 자연을 심도 있게 표현한다. 성민우 작가는 동양적인 채색과 금분, 은분을 더해 섬세하고 꼼꼼한 붓 터치로 자연을 화폭에 담아낸다. 연상록 작가는 햇빛과 바람, 숲 등 자연을 표현한 추상작품을 선보인다. 번지고, 덧칠하고, 찍는 행위를 반복하며 감정을 자유로이 드러낸 작품을 보여준다. 전시는 10월 15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5전시실에서 열린다.
안젤름키퍼 작품 (사진=CNCITY 마음에너지재단) |
현재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평가 받는 키퍼의 국내 첫 전시다. 대전의 등록문화재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인 헤레디움에서 열려 의미가 더해졌다.
이번 전시에서 키퍼는 자신이 사랑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 1875~1926)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 18점을 처음으로 선보이고 있다. 릴케의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그리고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이라는 3편의 시가 이번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 테마다. 전시는 2024년 1월 31일까지 진행한다.
독일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젤름 키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영국왕립예술원, 파리 퐁피두센터 등 전 세계 권위 있는 미술관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진행해 왔다. 특히 2022년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베네치아 건국 1600주년 기념행사로 베네치아 궁전 내 단독 전시를 개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응노미술관 파리이응노레지던스 리포트전 전시장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이응노미술관은 2014년부터 매년 대전 지역 작가 3인을 선정해 3개월 간 프랑스에서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전시는 '파리이응노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로 2016~2022년 레지던스 참여작가 15인의 5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작품을 선보이는 15인의 작가는 다양한 주제와 매체를 통해 보쉬르센의 자연, 파리 미술계와 교류한 경험을 창작으로 풀어냈다. 모두 이응노의 창작, 실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시간, 욕망, 기억 등 현대미술의 주요 개념을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전시는 10월 29일까지 열린다.
김채원 작가 카드게임 '모아를 찾아서' 작품 |
카페테리아 테이블에서는 작가가 직접 게임 방법을 고안한 '모아를 찾아서'라는 카드게임을 즐길 수 있다. 카드게임이 어렵다면, 분홍 손 팔지에 새겨진 QR코드를 통해 AR 게임을 즐기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미술관을 돌면서 '포켓몬 고'처럼 포켓몬을 찾듯 '모아'를 찾으면 되는 게임이다. 김채원 작가의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연다.
스페이스 테미 도가도 비상도(圖可圖 非常圖) 전시장 모습 (사진=스페이스테미) |
전시에서는 두 작가의 평면작품 총 33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의 주제는 『노자 도덕경(老子 道德經)』의 첫머리에 나오는 '도가도 비상도 (道可道 非常道)'에서 발상했다. 도(道)를 도(道)라고 하면 그것은 더는 도(道)가 아니라는 뜻이다. 스페이스 테미의 김영호 & 허구영 2인전 타이틀인 '도가도 비상도(圖可圖 非常圖)'는 노자의 '도(道)'를 '도(圖)'로 교체한 것이다.
만약 노자의 '도(道)'를 '도(圖)'로 전이시킨다면, 그림(圖)을 그림(圖)이라고 하면 그것은 더는 그림(圖)이 아니다는 뜻이 된다. 즉 그림이 말해질 수 있으면 그림이 아니고, 그림이 개념화될 수 있으면 그림이 아니라는 거다.
이에 전시장에 놓인 김영호 & 허구영 작가의 '평면작품'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들의 '평면작품'들을 규정할 수도 없다. 그들의 '평면작품'들은 개념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념화할 수 없는 오묘한 두 작가의 작품에 관객들은 빠져들게 될 것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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