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반갑지 않은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부담일 수 있겠고 연휴에 근무하는 분들도 많기에 조심스럽습니다만 '놀다'와 '쉬다'가 '게으름'이 아닌 '재충전'으로 받아들여질 때 21세기의 추석, 명절문화가 더욱 밝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연휴 기간 '제대로 재충전'하자는 뜻에서 중도일보의 올 추석 테마는 '休~ 두둥실 달빛 아래, 신나게 놀아보세~'로 준비했습니다. 1면에 윷놀이 이야기를, 2면부터 속지에는 우리 고장의 나들이 명소와 연휴 기간 즐길만한 문화행사 정보들을 담았습니다.
#.사실 윷놀이는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즐기던 놀이였습니다.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새해 농사 준비에 들어가야 했기에, 윷놀이는 농사 시작에 앞서 단합을 다지는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윷놀이의 지혜를 살려 연휴 기간 재충전 잘 하고, 새롭게 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사라져가는 우리 고유의 놀이 문화를 일깨워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절 놀이문화를 만들자는 바람도 담아봤습니다.
#.'신나는 윷판 인생' 책을 쓴 김홍석 공학박사는 자신의 일화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서울시 지하철 공사 당시 어려운 작업이 이어지다 보니 팀원들 간 견해차로 갈등이 불거졌다. 그러던 중 직장 상사의 부친상에 문상을 가게 됐다. 호상이어서 같이 간 20여 명의 직원과 윷놀이를 하며 상갓집 분위기를 이끌었다. 내내 점수를 내지 못하며 막판까지 갔는데, 결정적 순간에 모 5개에 윷 4개, 걸 2개를 내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신나게' 윷놀이했던 일이 전환점이 돼 직원들 간 마찰도 줄었고, 공사에 들어가기 전 안전기원제를 지내며 실제 사고 횟수도 감소해 윷놀이의 순기능을 체득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며 살기가 퍽퍽해집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기에, "한국경제의 겨울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만 겨울이 지나면 봄은 반드시 올 겁니다.
다만 겨울 앞에서 움츠러드는 마음을 알기에, 옛 분들은 가을날 '추석'이라는 쉼표를 찍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지난 여름 흘렸던 땀과 노고를 위로하고 다가올 겨울 앞에서 잠시나마 재충전하며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휘엉청 밝은 달 아래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한가위'이기를 바라며 독자 여러분의 '행복한 재충전'을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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