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전시] |
당정이 하나 되어 내년도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공식적인 메시지 말고도 주요 인사들 간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긴장감, 해석의 여지가 남는 언행 등이 있었다는 얘기다.
먼저 이날 당정협의회는 박경호 대덕구 당협위원장이 공식 상견례를 갖는 자리였다. 박경호 위원장은 그동안 대전시당이 주관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은권 시당위원장과 주요 당직자, 소속 시·구의원, 이장우 대전시장과 고위 공무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당정협의회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박경호 위원장은 다른 참석자들보다 회의장을 일찍 찾았다. 취재기자는 물론 당직자, 시·구의원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대덕구 당협위원장임을 신고했다. 중리네거리에 사무실을 구한 사실을 전하고 그동안 당협위원장 공백으로 관리가 허술했던 대덕구 당협의 재건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박경호 위원장 곁을 지킨 건 송활섭 대전시의회 운영위원장이었다. 두 사람은 서대전고 선후배 사이로, 현재 송활섭 위원장이 박경호 위원장의 대덕구 정착을 물심양면 돕고 있다. 공식 자리에서 다른 대덕구 시·구의원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박경호 위원장을 서포트하는 모습이 다른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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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당정협의회에선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시작은 이장우 시장의 인사말부터였다. 이장우 시장은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박경호 위원장을 직접 소개하며 참석자들의 박수를 요청했다. 이를 놓고 소개 주체가 잘못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 소속의 새로운 인사이니 이은권 시당위원장이 소개하는 게 맞았다는 얘기다.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당정 간 공식 자리인 만큼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없지 않다.
이은권 시당위원장도 인사말에서 대전시와 자치구 간의 현안 공유를 문제로 짚었다. 직전 이장우 시장의 추진력과 0시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에 칭찬을 보낸 터라 분위기가 반전됐다. 마지막에는 70세 이상 버스비 무료 정책을 칭찬하고 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하며 인사말을 마무리했지만, 비공개 자유토의 시간에 논의해도 될 사안을 굳이 인사말에서 언급한 이유가 따로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2차 때와 다른 진행 방식도 주목할 부분이었다. 2차 당정협의회 때는 시당 측에서 이은권 시당위원장과 각 당협위원장, 대전시의회 의장, 5개 구청장이 공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은권 시당위원장과 동구 당협위원장인 윤창현 국회의원(비례대표) 둘만 공개 발언했다.
이를 두고 2차 당정협의회 당시 최충규 대덕구청장의 작심 비판과 같은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다. 내년 총선서 서구 출마가 유력한 이택구 행정부시장과 현재 출마를 준비 중인 조수연(서구갑), 양홍규(서구을) 당협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주목할 포인트였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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