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선혜 대전보건대 교수(부속유치원장) |
이런 트렌드에 맞추어 드디어 '스트리트(Street)' 라는 단어와 '파이트(Fight)' 라는 단어가 합성되어 마침내 히트 TV 프로그램이 탄생되었다. 그 프로그램명은 바로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와 '스트리트 맨 파이터' 이다.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얼마 전부터 시즌 2가 방영중인데, 시즌 1에서 만들어졌던 안무는 SNS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공유되고 전파되며 '대중노래' 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대중춤' 도 존재할 수 있음을 당당히 시사한 사례가 되었다. 물론 특정한 안무가 노래에 못지않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지만 그 안무는 특정 가수의 노래에 부가적으로 따르게 되는 조연의 역할로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즉, 안무는 노래를 돋보이게 하는 보조적 수단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러한 안무가 어떻게 해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 우리는 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열광하게 되었을까? 단순히 주연인 노래와 조연인 안무의 역할이 뒤바뀌었다는 것이 새로워서 열광하는 것이었을까?
필자는 이렇게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노래라는 주연의 뒤에서 조연의 역할을 성실히 이행해 준 안무에 대한 찬사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역할이란 조직 내에서 개인과 조직의 기대를 반영하는 개념이다. 즉 역할행위는 조직 내에서일어나며, 이러한 역할행위에는 역할 전달자와 역할 담당자의 상호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역할 갈등도 쉽게 일어나게 된다. 우리는 작게는 가족이라는 조직에서, 크게는 사회라는 조직에서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때로는 역할을 전달해야 하는 역할 전달자로서로서도 존재하고 역할을 전달받아 수행해야 하는 역할 담당자로서도 존재한다. 그리고 역할 담당자와 역할 전달자로서 올바른 상호작용을 하여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내가 속해 있는 다양한 조직 내에서 많은 역할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때로는 역할갈등으로 인하여 스스로 갖고 있는 능력을 잘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잘못만을 탓하며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일을 그르치게도 한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노래하는 가수의 뒤에서 춤을 추며 그 가수의 노래를 더 돋보이게 만드는 백댄서들의 존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아마도 그들의 역할이 빛을 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연의 역할을 하는 가수의 백댄서로서 조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그들은 조연으로서의 멋진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당당히 그들만의 장르를 만들었다. 어느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탄 한 영화배우의 말이 생각난다. "잘 차려진 밥상에서 밥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었어요" 밥상을 잘 차리는 그들의 그 빛나는 역할을 생각해 본다.
남궁선혜 대전보건대 교수(부속유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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