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수술실 CCTV의무화 시행…대전·충남 120여곳 설치 완료

25일부터 의료법개정안 시행
대전 70여 곳·충남 50여 곳 설치

대전 한 정형외과 의료기관이 수술실에 CCTV설치됐음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게시해 환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의료기관 수술실 내 불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전신마취가 이뤄지는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된다. 수술실을 일반 처치실로 전환하는 등 의료계가 법안 시행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당분간 현장에서 혼선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개정 의료법 시행으로 25일부터 전신마취나 수면마취 등으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경우엔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면 수술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 환자와 수술에 참여한 사람 모두가 화면에 나오도록 설치하고, 의료기관이 30일 이상 보관해야 한다. 수사나 재판업무를 위해 관계기관 요청하거나 환자와 수술에 참여한 의료인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 영상을 열람하거나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응급수술이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위험도 높은 수술 등 제한적 상황에서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대전과 충남 의료계에서는 CCTV설치 의무 시설에서는 대부분 설치를 완료했으나, 법 제도에 반발해 수술실을 일반 처치실로 전환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대전 의료기관 중에서는 70여 개 병·의원 수술실에 CCTV 설치할 의무가 있는 기관으로 대부분 설치를 마쳤다. 또 충남에서도 50여 곳에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했다. 의료기관은 영상을 임의로 제공하거나 누출·변조·훼손하면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임의로 촬영하다 적발된 경우엔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그동안 전신마취 등의 수술이 이뤄지던 곳을 부분마취나 일반 처치설로 용도를 변경했다는 CCTV 의무설치 해제 신고도 속속 접수될 정도로 의료기관에서는 이번 법안 시행에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CCTV를 설치할 때 영상 유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저장장치를 직원들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마련하고 외부와 연결되지 않는 내부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수술실 CCTV 설치가 보건의료인의 인격권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