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자생한방병원 정우진 원장 |
▲구부정·엉거주춤한 자세 'NO'
앉아서 운전하는 자세와 배송·적재 등을 위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자세는 허리에 부담을 주기 쉬운 대표적인 자세다. 만약 '디스크(추간판)'가 손상을 입는 경우 염증 및 요통을 비롯한 허리, 엉덩이, 하지 근육에 방사통까지 나타나며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등 신경학적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앉은 자세는 누워 있을 때보다 7배, 서 있을 때보다 3배 이상 큰 압력을 허리에 전달한다. 따라서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있으면 체중이 골고루 분산되지 않아 허리의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되고 요추 스트레스가 증가해 요통의 원인이 된다. 특히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40%에서 최대 90%까지 강해질 수 있으므로 장시간 운전 중에는 올바른 자세로 허리 통증과 허리디스크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내리는 자세는 그 자체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디스크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허리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부상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허리를 편 상태로 다리를 굽혀 하체 힘 위주로 물건을 드는 것이 좋다. 상체를 구부정하게 숙여 허리가 둥그렇게 말린 채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자세 등 '엉거주춤'한 자세는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키워 허리디스크 위험을 키운다.
▲허리의 S자를 살리자
허리는 앞·뒤로 약간 볼록하게 S자 형태를 띠고 있어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허리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평소 의자에 앉을 때 허리나 등을 등받이에 알맞게 대면 디스크 내부에 가해지는 압력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으며, 허리가 약 10도 정도 뒤로 젖혀지고 목이 하늘을 바라보듯 15도 정도 높게 들린 자세가 권장된다. 특히 130도 기울기의 등받이를 가진 안락의자는 디스크 내부 압력을 무려 50%나 감소시킨다.
운전석에 앉을 때도 의자의 등받이가 약 8~10도 정도 뒤로 젖혀진 채 허리의 오목한 곳을 받쳐 허리의 모양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도록 하자. 자동차 시트가 자신에게 맞지 않거나 불편하다면 쿠션, 배게 등을 받쳐 주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1-2시간에 한 번씩 휴식과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허리 및 근육을 주기적으로 풀어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허리가 말리지 않고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팔을 몸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린 채 드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무게가 무겁다면 살짝 휘청여도 허리에 큰 충격이 갈 수 있다. 따라서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어 무릎을 굽히는 등 안정적으로 균형이 잡힌 하체 힘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자. 또한 물건을 옮길 때는 등에 지는 것이 좋다. 손에 들어야 한다면 좌우에 나눠 허리에 가해지는 힘의 균형을 잡도록 한다. 그리고 평소 운동을 통해 허벅지, 다리의 힘을 키워 업무 중 힘을 쓸 때 허리 힘의 개입을 최소화하자.
▲척추 건강에 중요한 스트레칭
운전 중 허리 주변 근육에 쌓인 피로와 긴장을 스트레칭으로 틈틈이 풀어준다면 건강한 허리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먼저 허리를 세우고 바르게 앉은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옆구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 때까지 허리를 한쪽으로 회전시킨 뒤 5초 정도 멈추는 동작을 좌우 왕복 3~5회 반복한다. 이때 하체는 고정되어 있어야 하며 너무 무리하게 돌리면 오히려 허리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신호대기 시간에는 척추기립근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척추기립근은 척추 주변에서 허리를 지탱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근육이며 장시간의 운전은 척추기립근에 피로를 누적시킨다. 등을 등받이에 붙이고 양손을 깍지 낀 채로 머리 위로 쭉 올린 뒤 목과 상체를 뒤로 천천히 젖힌다. 이때 숨은 깊게 들이쉬며 가슴을 편다. 5초 정도 유지한 뒤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만약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갑자기 힘을 쓰기보다 반드시 준비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먼저 부드럽게 풀어주자. 경직된 상태로 과한 힘이 들어가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배가될 수 있다. 먼저 두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허리를 편 채로 올바르게 선다. 그리고 양손을 허리에 얹은 뒤 원을 그리듯 허리를 천천히 돌리며 굳어있는 허리를 풀어주고 가동 범위를 늘리자. 좌우 각 5회씩 반복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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