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옛 대전부청사 건물 내외 모습. (사진제공=대전시) |
갈피를 못 잡고 철거 위기까지 놓였던 문화유산 건물 활용방안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기수 대전시 문화관광국장은 21일 브리핑을 열고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대전의 핵심 행정·산업·문화공간의 역할을 담당했던 옛 대전부청사 건물을 매입하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옛 대전부청사 건물은 1937년 건립되고 대전부청사로 활용 중 1945년 해방 이후엔 충남청사와 함께 미군정청이 입주했으며, 1949년 대전부가 대전시로 개편되자 대전시의 첫 시청사로 활용했다. 1959년 대흥동 청사(현 중구청사)로 시청사가 이전한 후 대전상공회의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1966년 민간 매입 후 소유주가 계속 바뀌는 과정을 거쳤고 최근 2년간 법인 사업자가 철거 후 오피스텔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보류해오기만 했었다.
그러다가 대전시가 대전부청사를 매입 후 보존하기로 하면서 제2문학관으로 재탄생할 옛 테미도서관, 한국전력공사와 매입 협의 중인 옛 한전보급소와 함께 근대문화유산을 보전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옛 대전부청사 건물 과거 모습. |
근대 모더니즘 양식을 반영한 철근콘크리트조 건물로, 당시 기술적으로 적용하기 힘들었던 비내력벽 기법과 수직창, 벽면 타일 마감, 높은 층고의 옛 공회당(3층) 등 외형적 특징도 가지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까지 높아 향후 국가문화유산 등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장소적·역사적·건물적 가치를 그대로 살려 원도심 내 부족한 문화예술공간을 확충하고, 일부는 대전역사관 등으로 조성해 대전의 근·현대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옛 대전부청사가 있는 은행동은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곳이면서 인접 거리에 성심당 등이 있어 원도심 근대문화유산 관광지로도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옛 충남도청사에 건립될 국립현대미술관부터 옛 대전부청사를 거쳐 목척교와 소제동 철도관사촌, 이종수미술관, 헤레디움(옛 동양척식 주식회사), 테미오래 관사촌, 제2 문학관까지 연계해 정부부처와 대전시, 민간이 함께 조성한 대전의 새로운 역사문화예술 관광벨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기수 국장은 "건립 당시의 모습으로 원형 복원하는 한편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해 원도심 내 부족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확충하고 예술인들과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50년 이상 지난 건축물 2만 6000여 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올해까지 진행한 뒤 활용계획에 대해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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