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은 자신만의 색깔로 이응노미술관의 신 수장고동 전시장인 'M2 프로젝트 룸'을 채우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5월부터 9월까지 전시하는 박용화(5월), 양승원(6월), 양태훈(7월), 김들림(8월), 김영진(9월), 김채원(9월) 등 6명 작가의 작품세계를 여섯 차례에 걸쳐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김채원 작가 모습 |
2023 아트랩 대전의 마지막은 김채원 작가가 장식한다. 김 작가의 전시는 신 수장고동 전시장 'M2 프로젝트 룸'이 아닌 이응노미술관 본관(M1)과 야외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작가 작품은 보드게임과 AR 게임이기 때문이다. 카페테리아 앞 테이블에는 김 작가가 만들어낸 '모아를 찾아서'라는 카드게임이 있다. 이름 그대로 '모아'를 찾는 게임인데, 여러 사람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작가가 직접 게임 방법 역시 고안해냈다. 카드 게임이 어렵다면, 작가가 나눠 준 분홍 손 팔지에 새겨진 QR코드를 통해 AR 게임을 즐기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면, 화면을 통해 이응노미술관 잔디 광장에 카드게임에서도 나왔던 이미지들이 여러 장소에 둥둥 떠다닌다. 미술관을 돌면서 '포켓몬 고'처럼 포겟몬을 찾듯이 '모아'를 찾으면 되는 게임이다. 모아를 찾아 캡처해 작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작가가 추첨을 통해 선물도 보내 줄 계획이다.
김채원 작가 카드게임 작품 모습. |
여기서 나오는 공통된 주제인 '모아'는 가상의 캐릭터이자 작가의 개인사에서 나온 산물이기도 하다. 이름 역시 이혼 가정에서 자랐던 작가가 살던 아파트 이름에서 따왔다. 미술관이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게임을 하지만, 게임의 주제와 내용은 굉장히 사적이다. 작가가 만든 카드게임과 AR 게임은 가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가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 겪었던 공권력과 제도에 대해서도 내포하고 있어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속뜻은 약간 무게가 있다.
김채원 작가 AR 게임 모습 |
김채원 작가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매체의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게임 작업 외에도 AI 기술을 접목해 음악에 관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교회의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교회 현장을 녹음해 AI 프로그램으로 악보로 만들고, 그 악보를 연주해보는 퍼포먼스까지 이어서 진행한 적도 있다.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무는 김 작가 특유의 작업 방식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신선한 작품을 탄생시킨다. 김채원 작가는 "앞으로도 뻗어 나갈 수 있는 가지들이 많다"며 "핸드폰 게임이라던가 영상작업도 생각해보긴 했다. 설치예술에서도 디스플레이할 때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되기도 하는데, 현재 하고 있는 작업에도 차용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채원 작가의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이응노미술관 본관에서 열린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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